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가 4.52%까지 오르자 정부가 2027년 각 부처 지출을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묶는 재정 긴축안을 내놨다. 국방비 증가분과 국채 이자 비용을 제외한 정부 부처 지출에서 약 15억유로를 추가로 줄이는 내용이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Sébastien Lecornu) 프랑스 총리는 장관들에게 2027년 지출을 “2026년과 엄격히 같은 수준”으로 설정하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퍼블릭 세나가 보도했다.
정부는 기존에 허용된 지출 증가분을 없애는 방식으로 사실상 지출 동결을 추진한다. 다만 국방비 증가분과 국채 이자 비용은 이번 동결 대상에서 제외된다.
TEC 10은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9월 15일과 16일 4.52%까지 올랐다. 17일에는 4.48%로 집계됐다.
프랑스 국채관리청(AFT)은 이 수치를 일별 자료로 제시했다. 15·16일 고점 이후 금리가 소폭 낮아졌지만 4.5%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정부가 새로 발행하는 채권과 만기 도래 채권을 차환할 때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커질 수 있다. 기존 부채 전체에 금리 상승분이 한꺼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비용 증가는 통상 시간차를 두고 나타난다.
프랑스 재무부의 2026년 예산 자료는 금리가 기준 시나리오보다 1%포인트 높아질 경우 추가 지출이 첫해 31억유로(약 4조2470억원), 5년째 약 180억유로(약 24조6600억원)로 확대될 수 있다고 시뮬레이션했다.
이 수치는 르코르뉘 총리의 서한에 담긴 확정 비용이 아니다. 프랑스 재무부가 공개한 공공재정 투명성 관련 독립 연구는 별도 정책이 없을 경우 부채 이자 비용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약 100억유로(약 13조7000억원)씩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은 2026년 1분기 말 공공부채를 3조5361억유로로 집계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17.5%였고, 부채는 전분기보다 756억유로 증가했다.
부채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예산의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정부가 각 부처의 재량 지출을 제한하는 배경에도 이자 비용과 부채 잔액의 동시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7년 예산에서 약 300억유로(약 41조1000억원) 규모의 재정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금·사회보장·조세 조정안은 의회 논의와 정치적 합의를 거쳐야 해 최종 규모와 구성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금리 대응책이라기보다 지출 증가를 억제해 재정 조정 규모를 확보하려는 예산 편성 방식에 가깝다. 국방비와 이자 비용을 제외한 항목을 묶는 만큼 부처별 예산 우선순위 조정이 쟁점이 될 수 있다.
국내 가상자산이나 거래소를 직접 대상으로 한 정책은 이번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 국채금리와 유럽 재정 건전성은 유로화 유동성과 위험자산 선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 변수지만, 가상자산 시장과의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제시되지 않았다.
2027년 예산안은 10월 초 프랑스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후 연금·사회보장·조세 조정안을 포함한 재정 조정안이 의회 논의와 정치적 합의를 거쳐 확정된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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