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인상이 인플레이션 대응이 아니라 자신을 겨냥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인상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은 12대0 만장일치였다. 연준은 공식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물가상승률을 장기 목표인 2%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인상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첫 금리 조정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이유로 인상에 동참하면서 백악관과 연준의 정책 시각차가 드러났다.
미 노동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 8월 비농업 고용은 16만2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 직후 연준 이사회를 “매우 적대적이고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는 것은 오직 정치적 이유이며, 트럼프에 대한 인상”이라고 주장했다고 포춘은 보도했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악시오스는 워시 의장이 “이번 여름 물가 지표는 기저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말해주지 않는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발언의 핵심은 금리 결정이 정치적 요구보다 물가 흐름에 대한 연준의 판단에 근거했다는 데 있다.
연준의 9월 경제전망에서는 연말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이 4.1%로 제시됐다. 이는 현재 목표 범위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특정 시점의 추가 인상이나 인상 횟수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연준이 금리를 결정하는 FOMC는 물가 안정과 고용 상황을 함께 살펴 통화정책 방향을 정한다. 이번 성명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향후 정책 경로를 미리 확정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회의 전부터 일부 반영됐다. 본지는 앞서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49.9%로 동결 전망과 박빙을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 인상이 이뤄진 뒤에도 금융시장의 즉각적인 방향 전환은 제한적이었다.
미국 증시는 금리 인상 뒤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1%, S&P500은 0.44%, 나스닥은 0.01% 내렸다. 시장은 금리 수준 자체와 함께 워시 의장의 발언, 연준 경제전망에 담긴 향후 경로를 함께 반영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큰 폭의 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비트코인(BTC)은 한국시간 17일 오후 3시35분 기준 7만6491.7달러로 0.6% 상승했다. 인베스팅닷컴은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에 부합해 즉각적인 충격이 제한됐다고 전했다.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의 할인율과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번처럼 결정이 사전에 가격에 반영된 경우에는 실제 발표보다 향후 추가 인상 여부와 연준의 표현 변화가 시장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국내 투자자에게도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 가격을 통해 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국 금리 경로는 달러 가치와 글로벌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를 함께 움직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만, 이번 결정 직후 비트코인과 미국 주요 지수에서는 급격한 방향 전환이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은 백악관이 요구해온 금리 인하와 연준의 물가 안정 우선 기조가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정치적 인상’이라는 표현은 대통령의 평가이며, 연준의 공식 판단은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여건에 근거한다.
연준은 연말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을 4.1%로 제시했지만, 실제 정책 결정은 앞으로 발표될 물가와 고용 지표, FOMC 논의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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