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이 마무리되며 리플(Ripple)이 사실상 승리한 상황이지만, XRP 가격은 기대와 달리 급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뉴스에 파는’ 전형적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9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2020년 12월 시작된 SEC와 리플 간의 법적 공방이 4년 만에 종료되었다. 당시 SEC는 리플이 미등록 증권인 XRP를 판매해 13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주요 거래소들은 XRP를 상장폐지하고 파트너사들도 등을 돌렸다. 이후 수년간의 법적 공방 속에서 리플은 여러 판결에서 우위를 점했고,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와 전략책임자들은 면책 판결을 받았다.
SEC는 리플에 20억 달러 규모의 벌금을 요구했지만, 판사는 1억2500만 달러로 대폭 줄인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SEC는 2024년 이 판결에 항소했으며, 리플도 항소를 제기했다. 이번 주 갈링하우스 CEO는 공식 SNS를 통해 양측이 항소를 철회함에 따라 소송이 완전히 종결되었다고 밝혔다. 리플의 법무 책임자도 이 사실을 확인하며, 최종적으로 회사가 SEC에 지불할 금액은 50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리플이 법적·도덕적 측면에서 승리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XRP 가격은 오히려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갈링하우스 발표 직후 XRP는 2.3달러에서 2.6달러까지 급등했지만, 불과 이틀 만에 대부분의 상승폭을 반납하며 2.05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형적인 ‘뉴스 매도’ 현상으로,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선반영한 후 실제 발표 시점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XRP는 2달러 지지선에서 하락 압력을 받고 있으며, 이를 하방 이탈할 경우 1.2달러까지의 급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USDT와의 3위 경쟁에서 250억 달러 이상 차이를 벌리며 밀려나고 있다.
향후 가격 반등 가능성으로는 미국 내 XRP 기반 ETF 승인 가능성이나 리플의 기업공개(IPO) 추진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 요소 역시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되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