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법원이 와지르엑스(WazirX) 거래소 해킹 피해자 54명이 제기한 청원을 기각했다. 약 2,000억 루피(약 3조 1,400억 원) 규모의 자금 피해와 관련해 법원은 이 사안이 정부와 금융 규제 당국의 관할이라고 판단했다.
피해자들은 2024년 7월 발생한 대규모 해킹으로 와지르엑스 거래소에서 약 2,000억 루피가 사라진 사건과 관련해 법적 조치를 요구해왔다. 지방법원과 델리 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올라갔지만 모두 각하됐다.
BR 가바이 대법관과 어거스틴 마시 대법관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암호화폐 관련 사안이 법원의 관할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신 인도중앙은행(RBI), 증권거래위원회(SEBI), 중앙수사국(CBI) 등 정부 기관에 청원할 것을 제안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와지르엑스의 경영진이 자금을 부적절하게 관리했거나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피해 규모는 4,500억 루피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 바이낸스와 와지르엑스 간 소유권 분쟁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피해자들은 와지르엑스에 대한 특별조사팀 구성과 자산 동결, 회계 감사를 요구했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 모든 요구사항이 기각됐다. 현재로서는 2,000억 루피가 넘는 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판결은 인도의 암호화폐 규제 체계가 아직 대규모 해킹 사건을 다룰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피해자들은 정부와 규제 당국에 구제를 요청할 수 있지만, 명확한 해결 방안이나 일정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