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에 돈 몰린다…올 1분기 VC 투자 5조 돌파

웹3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자금 유입이 올 1분기에 급증하며 업계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크런치베이스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들은 총 220건의 딜을 통해 38억 달러(약 5조 4,700억 원)를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138% 증가한 수치로, 특히 하락세가 이어졌던 2024년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반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세는 단일 거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아부다비의 투자회사 MGX가 바이낸스에 단행한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전체 수치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투자는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개별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한때 시장을 이끌었던 FTX와 NYDIG의 10억 달러 라운드를 넘어섰다.

이 거래를 제외하면 실제로 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18억 달러(약 2조 5,900억 원) 수준으로, 직전 분기 및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거래 건수 역시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올 1분기 거래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규모 유치 사례는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암호화폐 지갑 스타트업 팬텀(Phantom)은 패러다임과 세콰이아 캐피탈이 주도한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30억 달러(약 4조 3,300억 원)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았고, 파리의 크립토 금융 인프라 기업 플로우데스크도 약 9180만 달러(약 132억 원)를 유치했다.

정치적인 환경 변화도 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자산 관련 행정명령은 미국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계획을 수립하며 규제 완화 기대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 변화가 곧바로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실제 1분기 동안 비트코인은 9% 하락했고, 이더리움도 43% 급락해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가족이 자금세탁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바이낸스에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도 나왔다. 이와 동시에 블룸버그는 트럼프 측과 연계된 암호화폐 은행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바이낸스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위해 협상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이처럼 명암이 교차하는 가운데에서도 웹3 분야에서는 기업공개 움직임이 다시 감지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은 최근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다중 자산 거래 플랫폼 eToro도 지난달 IPO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상장 성과를 면밀히 지켜보며 향후 웹3 시장의 방향성을 판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계는 크런치베이스가 자체 기준에 따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군에 속한 VC 투자 유치 스타트업에 한정해 분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