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의 무료 토큰을 반복 사용하려는 다중 계정 악용이 확산하고 있다. 결제 사기와 달리 매출이 발생하기 전부터 추론·컴퓨팅 비용을 발생시켜 AI 기업의 비용 구조를 압박하는 방식이다.
스트라이프(Stripe)는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AI 구독업체에서 다중 계정 악용 시도가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위험 AI 구독업체군에서는 같은 기간 증가율이 154%였고, 일부 기업은 600%를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중 계정 악용은 이용자가 이메일 주소와 기기, 결제수단 등을 바꿔 여러 계정을 만든 뒤 무료 체험이나 무료 토큰을 반복 사용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이용자가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답변을 받을 때마다 추론 비용이 발생한다.
스트라이프는 자사 네트워크에서 AI 기업 가입의 6분의 1 이상이 다중 계정 악용과 연관됐다고 설명했다. 별도 자료에서는 의심되는 다중 계정 악용 비중을 7.4%로 제시했고, 스트라이프 세션 발표에서는 AI 기업 신규 계정의 14%가 관련 의심 계정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7.4%, 14%, 6분의 1 이상이라는 수치는 집계 기간과 표본, ‘악용 시도’와 ‘의심 계정’의 정의가 다르다. 따라서 하나의 통합 비율로 계산하거나 AI 산업 전체의 평균 비율로 해석할 수는 없다.
스트라이프 세션에서는 한 이용자가 8만6000개가 넘는 계정을 만들고 정상 결제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사례도 소개됐다. 해당 사례는 개별 계정 탈취가 아니라 무료 토큰을 반복 소비하려고 여러 계정을 조직적으로 만든 공격으로 설명됐다.
스트라이프는 결제가 실패한 뒤가 아니라 가입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기 지문, IP 주소, 이메일 도메인 등 네트워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 계정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AI 서비스 업체 일레븐랩스(ElevenLabs)는 최근 2개월 동안 무료 요금제를 악용한 이용자를 하루 평균 2000명 차단했다고 스트라이프는 전했다. 이는 무료 이용자 관리가 결제 단계 이전부터 필요하다는 사례로 제시됐다.
스트라이프는 무료 체험을 중단하기보다 악용 가능성이 큰 계정을 선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료 체험은 이용자가 서비스를 시험하고 유료 고객으로 전환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스트라이프는 기업들이 체험 기회를 유지하면서 악용 계정을 선별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Fortune)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보다 한계비용 관리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는 이용자가 늘어도 추가 서비스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AI 서비스는 프롬프트 처리와 답변 생성, 에이전트 작업마다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비용 구조는 AI 기업의 과금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스트라이프가 소개한 러버블(Lovable)은 구독 중심 과금에서 사용량 기반 과금으로 전환한 사례로 제시됐으며, 무료 제공량을 넘기면 AI 토큰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다만 러버블의 구체적인 전환 시점과 비용 절감 효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무료 제공량을 줄이거나 사용량 과금을 도입하는 방식이 모든 AI 서비스에 같은 결과를 보장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스트라이프가 제시한 수치는 결제와 사기 탐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사 네트워크에서 집계됐다. 독립적인 산업 전체 통계가 아닌 만큼, 이를 AI 기업 전체의 손실 규모나 평균 마진 감소율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 기사에서 말하는 ‘토큰 도용’은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토큰을 훔치는 행위가 아니다. AI 모델 사용량을 무료로 소모하는 행위를 뜻하며, 계정 탈취·결제 사기·API 키 탈취와도 공격 방식과 피해 주체가 다르다.
AI 인프라 논의가 모델 성능 경쟁에서 토큰 사용량과 추론 비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처럼, AI 서비스의 비용 문제는 이용자 수뿐 아니라 사용자당 출력량과 업무 수행량에도 연결된다. 국내 AI 서비스의 피해 규모나 기업별 손실액을 보여주는 별도 통계는 제시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프는 무료 체험과 사용량 기반 과금, 가입 단계의 위험 탐지를 조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스트라이프는 가입 과정에서 기기·IP·이메일 정보를 활용한 위험 평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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