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비트코인(BTC) 채굴 인프라 전문 스타트업 아우라딘(Auradine)이 총 1억 5,300만 달러(약 2,233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자금은 블록체인 및 AI 인프라 제품군 확대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스텝스톤 그룹이 주도하고, 매버릭 실리콘, 프렘지 인베스트, 삼성 캐탈리스트 펀드, 퀄컴 벤처스 등 주요 기업들이 참여했다. 회사 측은 이번 라운드가 초과 청약됐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기업가치나 초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 발표와 동시에 아우라딘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및 냉각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네트워킹 전담 부문 '아우라링크스 AI'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16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는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아우라딘은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주문형 집적회로(ASIC)와 관련 시스템을 설계 및 제작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중국 간 무역 갈등과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육성 정책을 유리한 사업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자국 제조업 보호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는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 장비 수요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는 중국의 비트메인(Bitmain)이 약 9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아우라딘의 성장 여지는 여전히 크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암호화폐 채굴 시장은 2024년 기준 25억 달러(약 3조 6,5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2034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13%를 기록하며 82억 달러(약 12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반감기 이후 강도 높은 에너지 수요와 경쟁 심화로 채굴 효율성과 기술 고도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시장 지배자 외에도 기술력을 갖춘 신규 진입 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의 크립토 수도”로 만들겠다는 목표와 함께 제조업의 본국 회귀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비트코인 글로벌 해시레이트의 40% 이상을 담당하고 있지만, 상당수 채굴 장비는 여전히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아우라딘처럼 미국 내 제조 기반을 갖춘 기업은 이러한 정책 흐름에 가장 직접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우라딘은 지난해에도 8,000만 달러(약 1,168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3억 달러(약 4,380억 원)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