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상화폐 거래소 가장한 383억원 도박자금 환전 적발

가상화폐 거래소를 가장해 300억 원대 도박 자금 환전을 일삼은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가장한 인터넷 도박 환전소 3곳을 적발해 1명을 구속기소 하고 9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2016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3개 환전소가 발급한 가상계좌로 총 383억 원을 입금받아 충전 및 환전을 대행하고, 출금액의 1.7~3.08%를 수수료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가장해 법인, 사무실, 홈페이지 등을 개설하고 세무신고, 변호사 자문까지 받는 등 철저하게 합법 업체를 가장했다

▲가짜 가상화폐 거래소의 실제 홈페이지

도박사이트 운영자 상대로는 "가상계좌를 사용해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도박사이트 이용자들로부터 가상계좌로 돈을 받아 운영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과정에서는 실제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것처럼 조작했다.

하지만 이들이 범행에 이용한 가상화폐 '헷지비트코인'은 원화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 가짜 가상화폐로 알려졌다. 또한 단속이 진행되자 명칭을 '세이프티'로 바꿨다.

검찰은 가상화폐 규제가 미비한 점을 악용해 이를 도박 환전에 이용하는 신종 범행수법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역시 도박사이트 단속이 주로 계좌 거래 내역 추적을 통해 이뤄지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환전소 계좌를 통해 실제 명의인을 숨기고 얼마든지 금융거래가 가능해, 금융실명제를 무력화시키고 향후 보이스피싱, 마약대금, 성매매대금 수수 등 다른 범죄로 진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사법질서를 교란하고 서민 생활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