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일리 미디어의 창립자이자 ‘웹(Web) 2.0’ 용어를 대중화시킨 팀 오라일리(Tim O’Reilly)가 웹 3.0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에서 살아남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시장에서 성공한 것처럼, 웹 3.0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선 암호화폐 버블 붕괴(crypto bust) 이후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2월 3일(현지시간) 팀 오라일리(Tim O’Reilly)는 미국 비즈니스 잡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팀 오라일리는 웹 2.0이란 용어를 만들고 대중화시킨 사람이다. 그가 2005년에 작성한 에세이 ‘What is Web 2.0’는 웹 2.0에 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의로 평가 받는다.
오라일리는 “웹 2.0은 닷컴 버블이 붕괴한 이후 만들어진 두 번째 웹을 의미한다”라며 “지금의 웹 3.0 또한 암호화폐 버블이 붕괴되기 전까지는 ‘웹 3.0’이라고 부를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오라일리는 암호화폐 업계에 무분별한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닷컴 버블 당시 펫츠닷컴(Pets.com) 등 실제 가치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던 회사들은 자본공급이 끊기자 모두 사라졌다”라고 강조했다.
펫츠닷컴은 인터넷을 통해 애완동물 관련 제품을 판매했던 기업이다. 1998년 사업 시작 당시 아마존과 디즈니 등에서 2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받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무리한 광고비용과 수익성 없는 사업구조로 2000년 도산했다.
오라일리는 “실체가 있는 비즈니스를 가진 기업만 닷컴 버블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웹 3.0 또한 2~3년이 지나고 나서야 무엇인지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라일리는 암호화폐 산업에서 극단적인 중앙 집중화가 발생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시장에서조차 대부분의 보상은 중앙집중화된 암호화폐 거래소와 토큰 발행자, 대체불가토큰(NFT) 시장 운영자에게 돌아간다”라며 "과도한 중앙집중(centralization overreach)은 또 다른 탈중앙화의 물결로 이어지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