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대형 투자은행 UBS그룹이 고액 자산가 고객을 위한 암호화폐 투자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기관 수요에 월가부터 유럽까지 대형 금융 기관들이 움직이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시장의 규모 확장과 전문화가 예상된다.
2021년 5월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UBS가 고액 자산가 고객을 위한 암호화폐 투자 상품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조 5000억 달러(약 3900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UBS는 고객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광범위한 암호화폐 투자 접근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소식통은 "UBS는 암호화폐 자산 유형을 제공하기 위해 몇 가지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변동성 문제 때문에 고객 자산의 매우 적은 비중으로만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UBS는 외부 업체를 통한 투자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UBS가 암호화폐 지원 검토에 나선 것은 고액 자산가 고객들에게 암호화폐 투자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다른 경쟁업체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UBS, 디지털 자산·블록체인 기술에 관심
UBS는 성명에서 "디지털 자산 분야의 발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디지털 자산을 뒷받침하는 기술인 분산원장기술(DLT)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랄프 해머스(Ralph Hamers) UBS CEO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하이터치 사업을 비롯한 여러 운영을 디지털화하고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분야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UBS는 기존 인프라를 보수하고 현대화하며 내부 툴, 고객 상품 등을 혁신하기 위해 35억 달러 상당을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은행은 연간 고정비가 아닌 분기별 투입 방식을 통해 기술 프로젝트에 보다 유연하게 투자할 계획이다.
월가에서 유럽까지, 금융계 암호화폐 투자 지원 확산
대형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투자 지원에 뛰어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 가격과 연결된 파생상품 '역외시장차액결제선물환(NDF, Non-Deliverable Forward)' 거래를 시작했다. 1조 달러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현금 결제된다.
골드만삭스 내부 메모에 따르면 2021년 3월 1일 운영을 재개한 암호화폐 거래 데스크는 5월 7일 비트코인 연계 파생상품 2종의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도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암호화폐에 투자 노출되는 펀드 3종을 제공한다. JP모건은 2021년 하반기 비트코인 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뉴욕멜론은행은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모두 지원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씨티그룹도 암호화폐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월가 금융기관의 움직임은 전 세계 대형 금융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스위스 3대 은행이자 UBS 경쟁 은행인 줄리우스 베어 그룹(Julius Baer Group)의 필립 리켄배커(Philipp Rickenbacher) CEO는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한 암호화폐 상품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