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사 블록체인 채용 행진…직접 투자는 '글쎄'

채용 지표는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말해주곤 한다. 최근 미국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노리는 대형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곳도 바로 이 채용 지표다. 미국의 대형 금융사들이 채용 공고를 통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사업의 인재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1년 3월 8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종합 금융 투자은행 JP모건은 홈페이지에 34개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직책 채용 공고를 게재했다.

이번 채용 공고는 JP모건의 도매용 지급결제 수단 'JPM 코인'의 운영을 감독하기 위해 2020년 10월 분리·신설한 부서 오닉스와 직결된 일자리가 대다수다.

오닉스가 출범했을 때 JP모건은 새 사업부가 약 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거라고 밝혔다. 이 말은 곧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JP모건은 관련 일자리 56개를 이미 확보한 상태이며 향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 융합 일자리를 연구하고 늘려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던 기업은 많았다. JP모건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었으나 이번 채용 공고로 현재 지불 관련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JP모건 외에 다양한 금융사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채용 공고를 낸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관련 채용공고를 2021년 2건 게재했다. 모건스탠리도 2건의 블록체인 일자리를 냈다. BNY멜론은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을 타이틀로 내세운 4개의 일자리에서 적임자를 찾고 있다. 페이팔은 2월부터 12건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 일자리 공고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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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에 직접 투자는 '시큰둥'

기업들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사업부의 인재 도입엔 열을 올리면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직접 투자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조이스 창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암호화폐는 투자 수단이지 펀딩 자산(funding currencies) 수단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조정 및 수익 효율성을 위해 1% 정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지만 기금운용 투자 수단으로서는 지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3월 중순 중 비트코인 거래 사업부를 재점화할 예정이지만 해당 부서를 통해 시작부터 비트코인을 직접적으로 거래하진 않고 비트코인 관련 파생상품을 거래하면서 암호화폐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댄 슐만(Dan Schulman) 페이팔 회장도 비트코인 투자와 관련해서는 "특정 자산 투자로 인한 리스크를 원하지 않는다. 현재는 투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안전 자산으로 암호화폐 인정하는 분위기 확산

직접 투자에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암호화폐를 안전 자산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

뉴욕에 적을 둔 BNY멜론은행은 현재 업계 최초로 전통자산과 암호화폐 모두를 관리할 수 있는 ‘다자산 디지털 보관 및 관리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로만 리겔먼 BNY멜론은행 암호화폐 사업부 책임자는 “암호화폐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제도적으로도 안정화해나가고 있다"면서 이번 연도 말 중으로 해당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에 대한 월가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비트코인 가격은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 전자결제업체 스퀘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지지를 받아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서 암호화폐 투자로 건너왔다. 암호화폐가 투자 자산으로서의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중의 인식이 바뀌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트조글루(Nikolaos Panigirtzoglou) JP모건 글로벌시장전략가는 대중 인식 변화에 따른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예측하면서도 암호화폐 투자의 문제점으로 변동성을 지적한다. 니콜라오스는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잡기 위해서는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는 바이런 정부 내에서 초석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내정자는 3월 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개최한 인준청문회에 참석해 디지털 자산은 보관 등에서 안전성이 있어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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