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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탈중앙화'라는 가치는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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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한 기자

2021.02.27 (토)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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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확장성과 탈중앙화, 보안성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는 자신들이 이를 해결했다고 홍보에 이용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탈중앙화를 약화시킨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록 검증에 필요한 노드의 수를 줄여 처리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경우다. 노드 수가 줄어들수록 중앙화된 시스템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 경우, 해결이라기 보다는 특정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른 측면의 리스크를 수용했다고 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당장 블록체인의 트릴레마가 해결될 수 없다면 남는 건 가치의 우선순위다.

블록체인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는 무엇일까.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는 '탈중앙화'라고 말한다.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가치인 탈중앙화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의 말과 글에는 탈중앙화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담겨 있다.

토큰포스트는 지난 16일 미국에 있는 정우현 대표와 온라인으로 만나 블록체인 기술과 탈중앙화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어봤다. 정 대표는 서울대에서 언론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아톰릭스랩 대표와 서울 이더리움 밋업 공동 운영자를 맡고 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톰릭스랩 대표 정우현입니다.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2013년 경입니다. 당시 전자상거래 관련 일을 하고 있었는데 글로벌 송금을 좀 더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비트코인에 관심 갖게 됐습니다.

누가 더 비트코인 채굴을 잘하는지 경쟁하고, 커뮤니티에서도 주로 채굴 기법들이 한창 공유되던 시기였습니다. 저도 암호화폐를 채굴하면서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됐죠. 당시 미국에는 이런 커뮤니티가 많았는데 한국은 정보가 부족했어요. 외국에 있는 자료들을 번역해 국내 커뮤니티 사용자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려고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원래 관심사였던 블록체인 관련 전문적인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2018년부터였어요. 다른 파트너 3명과 함께 지금의 아톰릭스랩을 만들게 됐죠.


Q. 한국 이더리움 커뮤니티 그룹을 조직하고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초기와 지금의 커뮤니티가 다른 점이 있다면?

단순 송금이나 채굴에 주로 관심을 갖고 있던 과거 블록체인 커뮤니티 입장에서 이더리움의 등장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비트코인 매거진이라는 온라인 잡지에 기고하는 집필진 중 하나였어요. 그가 쓴 글을 봤는데 블록체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더리움 백서를 번역하고 관련 기술을 리뷰해보자는 목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어요.

당시와 비교하면 최근의 블록체인 트렌드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죠. 초기에는 개인 채굴 활동이 중심이었고, 취미로 블록체인 관련 활동을 하려는 사람도 상당히 많았어요. 이후 이더리움이나 유사한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체인들이 많이 소개되고 개발자들이 훨씬 많아지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다양한 각도에서 넓어졌죠. 커뮤니티도 많이 분화되면서 그만큼 관심의 영역이 넓어졌어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어떤 이유에서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요?

비트코인은 중앙화된 기관이나 주체 없이 탈중앙화된 참여자 간에 직접적인 가치 전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핵심 개념을 굉장히 잘 증명했고 지금도 잘 작동하고 있죠. 하지만 송금을 위한 API 인테그레이션이나 채굴 말고는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크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더리움이 블록체인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스마트 컨트랙트'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덕분에 비로소 인터넷 프로토콜에 새로운 가치 레이어가 제대로 결합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많은 성장을 해왔지만 가치를 연결해주는 레이어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죠.

엄청난 전기를 소모하는 작업증명(PoW) 방식의 비트코인 블록생성 알고리즘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채굴풀이 중심이 되는 또 다른 형태의 중앙화 위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더리움도 PoW 방식을 출발점으로 삼기는 했지만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진화해 가려는 로드맵에 동감을 했습니다.


Q. 이더리움의 궁극적인 개발 목표는 뭔가요? 현재 어느 정도 완성됐는지요?

이더리움의 궁극적인 목표는 백서에도 나와 있듯이 글로벌 컴퓨터를 만드는 겁니다. 하나의 동일한 상태를 공유하는 글로벌한 거대 컴퓨터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담고 검증하려면 많은 데이터 처리 용량과 빠른 속도가 필요한데 아직은 매우 미흡한 수준입니다. 이를 위한 로드맵 단계 중 하나가 이더리움 2.0이고요.

지금까지 블록체인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탈중앙화를 희석해 타협하려는 시도들이 많았죠. 노드 숫자를 줄이면 전송하고 합의해야 하는 숫자가 줄다 보니 구현하기가 상당 부분 쉬워지거든요. 이를 통해 속도가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그것이 줄 수 있는 가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더리움 2.0은 블록체인이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전하고 있고 향후 시장에서 평가가 이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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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블록체인이 줄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는 무엇입니까?

블록체인은 '사회적 신뢰'를 마련하는 기술입니다. 탈중앙화된 신뢰가 필요한 이유는 중앙화된 신뢰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활동과 사회 활동에서 상호 의존도는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상호 의존에 필요한 신뢰를 중앙화된 주체에 의존할수록 특정 기관이나 주체가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남용할 우려도 커집니다. 이를 통제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전까지 매스미디어는 단방향이었잖아요. 발화자가 말하면 듣는 사람은 수동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죠. 권력은 말하는 쪽에 주어져 있고요. 양방향 소통이 되는 인터넷이 나오면서 모든 사람이 발언할 기회를 얻고,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인터넷의 발전 과정은 소수의 기업만 살아남아 더 독점화되고, 더 많은 영향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습니다.

대부분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소수의 독점화된 자본이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데이터를 소수 기업이 독점하고, 이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대부분의 부가가치도 독점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도 관료주의적 비효율성에 빠지거나, 시장에 존재하는 이해관계 대립에서 벗어나지 못해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더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블록체인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특정 주체나 정부에 대한 신뢰를 최소화하면서도, 사회적 신뢰를 구축할 수 있게 만드는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입니다. IT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본질적인 영역을 건드리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때로는 파격적인, 심지어 파괴적이라고도 할 만큼의 혁신을 가져올 영역도 있고, 그런 영역에서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좀 더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요.

이를테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시스템에서는 기존 은행과 같은 중개자를 신뢰할 필요가 없어지니까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중앙화된 주체가 제공하던 신뢰를 탈중앙화된 시스템이 제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누가 신뢰를 제공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중앙화된 주체에 대한 신뢰를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기반으로 하는 수학적 알고리즘과 많은 참여자의 합의를 통해 이뤄진 신뢰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신뢰 구축 메커니즘'을 어떻게 탈중앙화시키고 더 광범위한 영역에 쉽게 활용될 수 있도록 확장할지의 문제가 앞으로 이뤄나가야 할 과제라고 봅니다.


Q.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가장 큰 걸림돌은 확장성입니다. 이더리움 2.0에서도 가장 집중하고 있는 문제가 확장성입니다.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도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서 2~3년 정도 후면 본격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개인키를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과 부담감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다만 개인키를 중앙화된 주체에게 맡기고 편의성을 얻는다는 건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의 장점을 버리는 그릇된 방향이고요.

또 하나는 규제입니다. 암호자산 규모가 점차 늘어나고 탈중앙화금융(DeFi)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규제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죠. 정부 관계자가 도덕적 판단이나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요.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규제를 위한 좀 더 강력한 통제 장치들이 필요하겠고요.

다만 사회적 효용에 대한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기도 전에 모두 사기고 불법이라고 문을 닫아버리는 행위는 지양해야 합니다.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기 때문에 스스로를 단절시켜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건전한 시장 형성을 위한 여건 조성이라는 관점에서 대중화를 위한 규제 정비 단계를 잘 넘어야 합니다.


Q. 아톰릭스랩은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아톰릭스랩은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에 장애가 되는 부분을 찾아 해결하고자 설립됐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다자간 컴퓨팅(MPC) 암호학 기술 연구에 매진해 왔습니다.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확장성 문제도 중요하지만 개인키를 보다 쉽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지갑 솔루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톰릭스랩은 해킹의 공격 대상이 되는 개인키를 분산 생성하고, 사인할 때도 분산된 상태로 사인함으로써 유출 위험을 최소화했습니다. 또한 트루 2 팩터 인증을 포함해 보안성을 더욱 강화했고, 댑(Dapp)의 UX 개선을 위한 안전한 자동 컨펌 기능도 추가했습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레이어2 네트워크 및 이더리움 EVM 과 호환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가진 다른 체인들도 지원할 수 있는 멀티체인, 멀티 어카운트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습니다.

댑(Dapp) 브라우저 익스텐션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메타마스크를 대체할 수 있는 지갑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는 3월에 크롬 브라우저용 버전을 정식 론칭하고, 이후 모바일 버전과 예약 전송 및 트레이딩이 가능한 전문가용 버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토큰포스트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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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marrey

2021.11.26 23:14:2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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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태

2021.03.11 11:55:58

정보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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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임

2021.03.06 02:58:3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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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임

2021.03.05 04:26:5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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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임

2021.03.04 04:20:2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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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2021.03.03 11:06:29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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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2021.03.03 09:45:55

좋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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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할미

2021.03.03 09:37:37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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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할미

2021.03.03 09:31:06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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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임

2021.03.03 05:37:5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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