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오더북 공유' 가능해진다…제한적 허용

금융당국이 당초 금지했던 가상자산 거래소 간 오더북 공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사업이 원화 교환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업자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을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2021년 2월 17일 금융위원회는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세부 내용을 개정한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감독규정' 일부 개정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특금법과 시행령에서 감독규정으로 위임하고 있는 사항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상자산 가격산정 방식, 오더북 공유, 의심거래보고(STR) 보고 시점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당초 금지했던 '오더북 공유' 제한적 허용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사업자 간의 오더북 공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오더북 공유란 '다른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이 다른 사업자의 고객과 자산을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기존 특금법 시행령에서는 오더북 공유를 금지했었다. 일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외 거래소와 해온 오더북 공유를 중단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오더북 공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오더북을 공유하는 다른 가상자산사업자가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허가를 거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는 경우, △가상자산사업자 자신의 고객과 거래를 한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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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상자산 교환 없으면 실명확인 계좌 없이 사업 가능

특금법 신고 수리 요건 중 하나인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확보에 대한 예외 사유도 규정했다. 가상자산 사업에서 원화와 가상자산 간 교환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는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는 신고 수리를 위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받아야 한다. 현재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이용 중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4곳뿐이다.

개정안이 원화 교환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함에 따라 가상자산 간 거래만 제공하고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에는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의심거래보고(STR) 시점 구체화…다크코인 취급 금지

의심거래보고(STR) 시점도 명확히 했다. 기존 법령에서는 STR 보고시기에 대해 구체적인 시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개정안은 '의심되는 거래 보고대상 금융거래로 결정한 시점부터 3영입일 이내'로 구체화했다.

가상자산 가격산정 방식도 마련했다. 매매·교환시에는 거래체결 시점, 이전시에는 고객으로부터 가상자산 전송을 요청 받거나 가상자산을 수취한 시점에 가상자산사업자가 표시하는 가상자산의 가격을 적용해 원화환산 금액을 산출한다.

거래내역 파악이 곤란해 자금세탁 위험이 높은 가상자산, 소위 '다크코인'에 대해서는 취급이 금지된다. 이번 감독규정 개정안은 2월 18일부터 3월 2일까지 규제개혁위원회 규제 심사를 거쳐 특금법 시행일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는 2021년 3월 25일부터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 수리 이전에 고객확인 의무, 의심거래보고 의무 등을 이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신고수리 이후부터 의무를 이행토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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