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지속가능한 디지털금융을 구현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디지털금융을 위한 기반 기술로 블록체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금융'은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이 결합된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지속가능한 금융'은 사업·투자 결정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반영한 금융 서비스다.
'지속가능한 디지털금융'은 이 두 가지를 결합한 것이다.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데이터 분석, 투자 결정, 일자리 창출에 첨단기술을 활용한다는 개념이다.
WEF는 "많은 정부와 기업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을 추진 중"이라면서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 첨단기술이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투명성, 효율성, 감사 기능,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지속가능한 디지털금융을 위한 핵심 인프라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200곳에 이르는 기후변화 대응기술(climate tech) 스타트업 중 다수가 블록체인 응용을 시도하고 있다.
투자 부문에서도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총 45조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 기업들이 포트폴리오에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WEF는 이러한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기술 혁신과 금융 디지털화를 결합한 '지속가능한 금융'이 지속가능한 혁신과 성장,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속가능한 투자 결정을 내리려면, 비교가능한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은 필수이다. EGS 데이터 시장은 내년 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필요 데이터의 부족, 표준 및 규제 부재, 방대한 정보량 때문에, 의미있는 정보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WEF는 첨단기술이 효과적인 ESG 데이터 생성 및 평가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대하고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의미를 도출해, 지속가능한 투자에 대한 이해와 예측을 지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보 검색 비용을 줄이고 투자 친환경성을 측정·추적할 수 있다.
아울러, WEF는 첨단기술이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보다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절반 이상은 지속가능한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제품 비율은 16%에 불과하지만 성장률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WEF 보고서는 블록체인을 지속가능한 금융의 핵심 기술로 평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이전 연구와 맥락을 같이 한다. OECD는 "블록체인 및 분산원장기술의 핵심 특성은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적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