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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포스트 인터뷰] 에스토니아 칼레 폴링 의원 "한국 정부, ICO 전면 금지보다 합리적 규제안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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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ole Cha 기자

2018.10.23 (화)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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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블록체인‧암호화폐 사업을 시작하기 용이합니다. 타국의 경우 블록체인 전체 생태계를 두고 고민하는 반면, 에스토니아는 기술은 그저 기술, 하나의 솔루션으로 봅니다. 국가는 어떤 방향으로 기술을 활용할지만 결정합니다."

에스토니아 칼레 폴링(Kalle Palling) 국회의원의 발언이다.

정부 차원에서 첨단 기술에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는 에스토니아는 특히 IT분야에 주목해 타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에스토니아인이 아니더라도 은행은 물론, 결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신분증 '전자시민권(E-Residency)'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혁신적인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 산업에도 친화적인 입장으로, 현재 수많은 관련 기업들이 이주하는 국가 중 한곳이다.

지난 10월 11일 개최된 국제 블록체인 컨퍼런스 'GBPC(Global Blockchain Policy Conference) 2018'에 참석한 칼레 폴링 의원을 블록체인 전문미디어 토큰포스트가 만났다. 인터뷰 전체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한국을 방문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유익한 컨퍼런스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블록체인 법률 정책에 관해 여러 국가의 연설자들과 토론할 수 있어 영광이에요. 블록체인 기술뿐만 아니라 디지털화된 국가 운영에 있어서 에스토니아는 전 세계 선두주자입니다.

Q. 에스토니아의 전자시민권 정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자시민권이 발행되기 27년 전부터 에스토니아 정부의 디지털화는 시작됐습니다. 2014년, 국가 운영 방침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자시민권 발행을 개시했습니다.

현재 140여 개국에서 4만 명 이상이 시민권을 발급 받았습니다. 누구나 전자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고, 승인을 받으면 에스토니아 정부를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청부터 취득까지 대개 2주 정도 소요됩니다. 온라인이나 대사관을 통해서 신청할 수 있고, 정부의 검토 완료 후 시민권이 발급됩니다.

Q. 수많은 블록체인‧암호화폐 회사들이 에스토니아로 이전하는 이유가 뭘까요?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손쉽기 때문입니다. 최단 기록은 18분으로, 평균 1~2시간 정도 걸립니다. 에스토니아가 신기술에 개방적인 국가여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ICO 회사들이 선호하기도 합니다. 정치인들도 혁신 기술 수용 방안을 꾸준히 고민 중이며, 이러한 부분들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타국의 경우 블록체인 전체 생태계를 두고 고민하는 반면, 에스토니아는 기술은 그저 기술, 하나의 솔루션으로 봅니다. 국가는 어떤 방향으로 기술을 활용할지만 결정합니다.

Q. 한국 정부의 ICO 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전면 금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에스토니아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황을 금지하는 정책은 피하고 있습니다. 일단 운영을 허용한 후 함께 공부하며 적합한 규제안 발의를 고민하죠. 규제안이 필요 없다는 주장이 아닙니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고는 최선의 해결책을 고안할 수 없습니다. 이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만 적용되는 사실이 아닙니다.

우버가 처음 소개됐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 택시 산업 보호차 우버 사용을 금지했죠. 우리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결정했고, 1년여가 지난 현재 합리적인 규제안을 시장에 제시했습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의 KYC(실명인증제도) 등의 규제안은 매우 까다롭고, 소액의 거래에도 은행이 가져가는 수수료가 8~10% 정도로 높아요. 유럽 여러 국가의 경우, 아직도 주말 거래 불가능 등의 제약이 있어요. 기술적 관점에서 송금이란 이메일 발송만큼 간단한데, 타 은행 계좌로 송금할 경우 10분 정도가 걸리기도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은행 업무 과정을 한층 수월하게 바꿀 잠재력이 있습니다.

Q. 에스토니아 정부는 암호화폐 규제에 어떤 입장인가요?

아직 암호화폐와 ICO를 규제하고 있지 않지만, 과세에 있어서는 기존 시장 법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대중이 어떤 기술을 원하는지를 두고 업계 종사자들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대중은 쉽고 빠르며 완성도가 높은 서비스를 원합니다. 그 서비스가 블록체인이든 암호화폐든 혹은 다른 기술이든 상관 없어요.

대중은 용도에만 집중하고 기타 부분을 대신 고려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입니다. 결국 기존 기술이든, 혁신 기술이든 강하게 규제할수록 업계는 움츠러들고 민주주의가 아닌 관료주의로 치닫을 여지가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Q. 에스토니아 정부 입장에서, 또는 국회의원으로서 블록체인 도입을 우선시하는 분야가 있나요?

대개 사람들은 단기적 영향력을 과대평가하고 장기적 영향력을 과소평가합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변화가 일어날 테지만, 많은 이들의 기대만큼 빠를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기술 도입을 고려하라고 말합니다. 향후 변화가 도래하면 혼란과 과도한 경쟁이 벌어질 테니까요. 아직까지는 새로운 개념들이 기존 시장과 융합되는 단계로, 변화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도 생각합니다.

해결책은 절충점을 찾는 것입니다. 기존 체계가 서서히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주 긍정적인 현상으로, 사회는 그렇게 발전해나갑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원천 금지하는 것은 옳지 않은 선택입니다. 기존 체계의 발전을 지연시키고 신규 개념 도입 시 혼란을 초래하니까요. 시민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지 정한다면 그것이 옳은 길입니다.

Q. 패널 토론 중 "국회 입법자이자 블록체인 지지자로서 맞닥뜨리는 가장 큰 어려움은?"이라는 질문이 흥미로웠습니다.

혁신에 "No"라고 대답하는 이들을 너무 많이 만나게 됩니다. 항상 "안 돼요,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죠. 물론 대부분의 일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맹목적인 거부보다 어떻게 나아갈지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죠.

지난 10년 간 "이미 잘 되고 있잖아?"라는 질문으로 일관했다면 도로 위엔 자동차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오늘날의 산업 혁명은 불가능했겠죠. 사회 변화 과정을 산업 혁명 때와 비교해보면, 많은 이들이 직업을 잃을 수도 있지만 더 많은 직업군이 생겨나게 됩니다.

이는 재학습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뜻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항상 배움의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로봇이 일자리를 뺏을 것이다', '첨단 기술로 인력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와 같은 우려는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다가올 몇 세기 동안 기술 업계의 일자리 형태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차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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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금동보안관

2023.05.03 01:34:00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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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곡

2020.10.05 17:19:44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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