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규제를 빠져나가기 위해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정황이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포브스는 입수한 유출 문건을 인용해, 바이낸스가 의도적으로 미 규제기관의 감독을 회피하고, 미국 시장에서 부정 이익을 취득하기 위해 치밀하게 기업 구조를 설계했다고 보도했다.
문건명은 바이낸스의 미국 자회사를 가르키는 '법인 타이치(Tai Chi·태극권)'다. 바이낸스가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관련 수익을 라이선스 및 서비스 수수료 명목으로 모기업으로 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문건은 자금세탁방지 및 기타 규제 집행 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금융범죄단속망(FinCEN), 해외자산통제국(OFAC),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뉴욕금융서비스부(NY)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을 상세히 기술했다.
뿐만 아니라 미 국토안보부 프로그램에 참여해 금융 시스템의 취약점을 파악하자는 내용과 SEC와 NYDFS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자는 내용도 들어있다.
포브스는 "바이낸스 전 직원인 해리 저우가 해당 문건을 작성했으며, 경영진들이 내용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또 "확인 결과 문건 내 여러 세부 사항들이 이미 실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건은 현재 바이낸스 관련 회계법인, 로펌 등 여러 곳에 유통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아울러,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이 관련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는 해당 소식이 '퍼드(FUD)'라면서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FUD는 시장 불안, 불확실성, 의구심을 일으키기 위해 부정적인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를 말한다.
바이낸스 CEO는 해당 기사가 거래소 현 직원이나 전 직원이 아닌, 제3자가 작성한 문건을 근거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전략 문건이 나왔다고 해서, 거래소가 꼭 그 전략을 따른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