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1, 2위를 다투는 업비트, 빗썸의 지난해 매출이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난해 순이익은 94억 5,627만원으로 전년 대비 93% 넘게 감소했다. 매출액도 1,402억원으로 2018년(4,795억원)에 비해 70% 이상 급감했다.
빗썸의 지난해 매출액도 크게 감소했다. 빗썸의 주요 주주인 비덴트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의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447억으로 2018년(3,917억원)에 비해 약 63% 감소했다.
다만 빗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0억 9,194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2,0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빗썸 측은 수수료체계를 원화로 일원화하고, 경영 효율화와 비용절감에 나선 것이 이익으로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세청이 빗썸에 부과한 803억원 규모의 세금은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빗썸은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제기, 현재 구제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이연시켜 계상하기로 했다.
국내 상위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침체됨에 따라 투자자 수와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의 거래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업비트의 경우, 지난해 11월 580억원 규모의 이더리움 유출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비트는 지난해 해킹으로 손실된 34만 2,000개 상당의 이더리움을 자체 보유자산으로 충당했다.
암호화폐 시장 침체 여파는 중소 규모 거래소에게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77곳 가운데 27곳이 문을 닫거나 거래량이 거의 없는 상태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시밀러웹 통계에 따르면, 3개월 평균 방문자수는 업비트가 369만명, 빗썸이 363만명으로 대동소이했다. 반면에 그 이하는 거래소는 코인원 79만명, 프로비트 46만명, 고팍스 44만명 등으로 업비트, 빗썸과 큰 격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