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펀드, 64억 달러 사상 최악 순유출…비트코인 중심 이탈 가속

암호화폐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글로벌 투자 펀드에서 연속 5주간 총 64억 달러가 빠져나가며 사상 최악의 유출 기록을 세웠다.

17일(현지시간)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BlackRock), 피델리티(Fidelity), 그레이스케일(Grayscale)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상품에서 지난주 17억 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로써 순유출은 5주 연속 이어졌으며, 누적 규모는 64억 달러로 사상 최장·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코인셰어스의 리서치 총괄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은 “2025년 들어 17일 연속 유출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2015년 이후 기록한 자료 중 최장기”라고 밝혔다.

이러한 연속 유출로 인해 전체 운용 자산(AUM)은 정점 대비 480억 달러 감소한 1,336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올해 누적 순유입 규모도 10억 달러 아래인 9억 1,200만 달러로 급감한 상황이다.

이번 유출의 대부분은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발생했으며, 지난주 유출액 17억 달러 중 11억 6,000만 달러(전체의 93%)가 미국발로 분석됐다. 스위스 기반 펀드도 시드 투자자 이탈로 인해 5억 2,77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캐나다와 스웨덴에서도 각각 660만 달러, 510만 달러가 유출됐으며, 독일·브라질·호주·홍콩에서는 소규모 유입세가 나타났다.

비트코인 기반 상품이 유출의 중심이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만 9억 2,140만 달러가 이탈했으며, 전체 5주간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서만 54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반면, 숏 포지션을 잡는 '비트코인 숏 펀드'에서도 360만 달러가 유출되며 전반적인 리스크 회피 흐름이 나타났다.

이더리움 기반 상품에서는 1억 7,500만 달러의 순유출이 있었으며, 최근 7일간 10% 하락한 ETH 가격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솔라나 기반 펀드에서도 220만 달러가 유출됐다. 다만 XRP 관련 상품은 예외적으로 18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비트겟(Bitget)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Ryan Lee)는 “비트코인이 2024년 말 10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현재는 8만 2,000~8만 5,000달러 지지선에서 건전한 조정을 겪고 있다”며, “금리 변화와 트럼프 정부의 전략 비트코인 비축 계획 등의 요소가 향후 추가 반등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BRN의 애널리스트 발렌틴 푸르니에(Valentin Fournier)는 “최근 유출 속도가 둔화된 것은 대부분의 강제 매도 및 리스크 회피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며, “S&P500과 나스닥 반등, 연준의 완화 기조, 규제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조정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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