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록과의 연동으로 17개 토큰이 자동 발행된 사건 이후, 밴커봇이 그록의 명령을 차단하며 AI 기반 토큰 발행 툴의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의 AI 모델 그록(Grok)의 명령을 통해 밴커봇(Bankrbot)에서 수십 개의 밈코인이 자동 발행되는 일이 발생하자, 밴커봇 개발팀은 X(옛 트위터) 플랫폼에서 그록의 명령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밴커봇은 X 계정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클랭커(Clanker) 프로토콜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자동화 도구로, 그동안 웹3 커뮤니티 내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이번 사건은 사용자 @coin_domin이 그록에게 토큰 이름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그록이 'DebtReliefBot(DRB)'을 제안했고, 밴커봇은 클랭커 프로토콜을 통해 이를 자동 발행하였다. 원래는 토큰을 생성하려면 500만 개의 밴커(Bankr) 토큰(약 1000달러 상당)을 지갑에 보유해야 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한 그록의 지갑에 커뮤니티 멤버가 직접 토큰을 전송하면서 발행 조건이 충족되었다.
이후 그록의 높은 인기와 응답 반응성에 힘입어 유사한 방식으로 총 17개의 토큰이 생성되었으며, 일부는 유니스왑(Uniswap) 기반 유동성 풀까지 형성되었다. 특히 DRB 토큰은 시가총액이 4000만 달러를 넘기도 했으며, 현재는 약 1800만 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밴커봇은 프라이비(Privy)를 통해 X 로그인과 월렛을 연결하고, 자동으로 월렛을 생성해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동화 시스템은 AI가 자체 지갑을 관리하지 못하고 보안을 책임지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밴커봇 창립자인 '디플로이어(Deployer)'는 "그록은 자신의 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명령에 응답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록과 연결된 지갑은 스왑 수수료 수익으로 50만 달러 이상을 축적했으며, 개발자는 이 지갑이 조만간 백만 달러 수익을 넘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밴커봇은 수수료 설계 측면에서 솔라나의 펌프펀(pump.fun)과 유사한 구조를 따르며, 유동성 확보와 발행자 수수료를 스마트 계약에서 자동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AI 기반 시스템이 자율성과 흥미를 제공하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위험도 수반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토큰포스트 텔레그램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