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8만 달러 선에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비슷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비트코인은 72% 하락한 바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될지 주목된다.
리서치 기관 10x리서치는 과거 시장 사이클과 이번 흐름이 유사하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하락세가 일시적인 조정이 아니라 보다 큰 변동성의 전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17년 XRP가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차지했다가 이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듯이, 이번 강세장에서 주목받은 솔라나(SOL)와 밈코인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솔라나는 59% 하락해 120~130달러 지지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트럼프의 이름을 딴 솔라나 기반 밈코인 ‘TRUMP’는 1월 최고가 73.43달러 대비 85% 이상 급락해 10.5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의 매도세와 맞물려 있으며,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들이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의 주요 흐름을 주도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고전하고 있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기관이 디파이(DeFi)와 전통 금융 간 금리 차이를 활용해 수익을 냈다면, 이번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및 선물 시장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반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은 비트코인 ETF의 등장이다. 비트코인 ETF는 대규모 기관 자금 유입을 유도하며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달러 강세를 유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핵심 지지선을 유지하는 것은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분석가 라크 데이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강세장을 이끌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오랜 기간 시장에 머물러 온 투자자들이 꾸준히 비트코인을 축적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향후 가격 상승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분석가 마이클 나데우는 비트코인의 각 강세장에서 수익률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2017년 80배 상승했던 비트코인이 2021년에는 20배, 현재는 6.6배 상승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강세장이 이전과 같은 큰 상승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이 비트코인의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 중 하나라면서도,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단기적인 가격 조정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