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인공지능(AI)을 군사 작전 전반에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은 최근 AI 기업 스케일 AI(Scale AI)와 '썬더포지(Thunderforge)'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며, AI를 활용한 군사 작전 최적화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목표로 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CNBC는 이번 계약이 수백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썬더포지 프로젝트에는 스케일 AI뿐만 아니라 방산 기업 안두릴(Anduril)의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래티스(Lattice)'와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대형 언어 모델(LLM)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국방부는 2021년부터 AI 기반 자율 무기 시스템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공습 목표 식별 등 다양한 AI 기술을 군사 작전에 적용해왔다. 하지만 썬더포지는 기존의 AI 활용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전반적인 군사 기획과 전투 시뮬레이션, 전략 평가 등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 AI를 보다 적극적으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 국방부는 우선 썬더포지 시스템을 하와이에 위치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INDOPACOM)와 독일에 본부를 둔 미 유럽사령부(EUCOM)에 우선 배치한 후, 이를 전체 11개 전투사령부로 확대할 계획이다. AI 시스템의 운용은 인간이 감독할 예정이지만, 자동화 의존에 대한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법학 교수이자 전 백악관 법률 고문인 애슐리 딕스(Ashley Deeks)는 "AI의 추천이 정확할 것이라는 신뢰가 과도하게 작용해 인간이 판단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스케일 AI의 창립자이자 CEO인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은 AI 기반 군사 기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그는 올해 1월 워싱턴포스트 전면 광고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AI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추가 투자를 요청했고, 이후 2월 카타르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이 AI를 활용해 서방의 군사 역량을 뛰어넘을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이 AI 기술을 군사 작전에 보다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I가 전면 배치된 군사 시스템이 실제 전장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논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