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최근 발생한 대규모 암호화폐 해킹 사건과 관련해 북한 정부가 지원하는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을 지목했다.
27일(현지시간) FBI는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 21일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빗(Bybit)에서 발생한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 규모의 해킹이 라자루스 그룹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으로 해커들은 약 4만 1,000 ETH를 탈취했으며, 이는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암호화폐 해킹 사건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FBI는 이번 공격이 이전에 라자루스 그룹이 자행했던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커들은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라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바이빗의 네트워크에 침투하고, 내부 계정을 탈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FBI는 라자루스 그룹이 소셜 엔지니어링 기법과 피싱 공격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 기업을 지속적으로 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사이버 안보 및 인프라 보안국(CISA)과 재무부는 공동 보안 권고문을 발표하며, 북한이 후원하는 해킹 그룹들이 점점 더 정교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주요 암호화폐 플랫폼, 디파이(DeFi) 프로토콜, 플레이투언(P2E) 게임 등을 적극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탈취한 자금은 북한 정권의 불법 금융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업계에도 보안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FBI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네트워크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즉각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관련 기관들은 해킹이 발생한 후 자금이 세탁되기 전에 동결할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