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VC 디스럽트닷컴, AI 스타트업에 1억 달러 투자 단행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탈 디스럽트닷컴(Disrupt.com)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1억 달러(약 1,44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결정은 웹3와 AI 기술이 결합된 다양한 산업을 상업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디스럽트닷컴은 2월 27일 발표를 통해 이 자금이 사이버 보안, 웹3, 자동차 기술 및 소매 부문 등 다양한 분야의 AI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럽트닷컴의 창립자들은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업체 클라우드웨이즈(Cloudways)를 설립했으며, 해당 기업은 2022년 미국 디지털오션 홀딩스(Digital Ocean Holdings)에 3억 5,000만 달러(약 5,040억 원)에 인수된 바 있다.

이번 투자 발표는 최근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벤처캐피탈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나왔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MENA 지역 스타트업의 총 투자 유치 금액은 23억 달러(약 3조 3,120억 원)로, 2023년 대비 42% 감소했다. 이는 MENA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파키스탄, 터키, 동남아시아 등을 포함한 신흥 벤처 시장 전체에서도 유사한 하락세를 보였다.

신흥 벤처 시장의 전체 투자액은 2024년 91억 달러(약 13조 1,040억 원)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하지만 UAE는 여전히 MENA 지역 내 최대 벤처캐피탈 시장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현지 기업들은 총 207건의 거래를 통해 11억 달러(약 1조 5,84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한편, AI에 대한 글로벌 벤처캐피탈 관심은 급증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EY는 지난해 4분기 미국에서 AI 관련 벤처 거래가 57% 증가했으며, 상위 4건의 거래 규모만 266억 달러(약 38조 3,04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EY는 "AI 인프라가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투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전체 벤처캐피탈 자금의 45%가 AI 관련 분야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AI 스타트업들은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의 혁신적인 언어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 사례를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 생성, 고객 서비스,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역할이 급증하고 있으며,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는 AI 기반 생성형 기술이 엣지 컴퓨팅에서 핵심 혁신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스럽트닷컴의 이번 대규모 AI 투자 계획은 UAE가 AI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으려는 전략과 맞물려 있다. AI와 웹3 기술이 접목된 프로젝트들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