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2014년과 같은 방식으로 지금 이더리움을 시작하려 한다면 자금을 모으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암호화폐 시장은 초기 탈중앙화·혁신 중심의 비전을 벗어나, 점점 인플루언서 주도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 성공 여부는 기술적 성취보다 얼마나 많은 팔로워를 확보했는지, 커뮤니티를 얼마나 활성화했는지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2014년 당시 암호화폐 업계는 사이버펑크 정신이 강했고, 프로젝트들은 금융 접근성 확대와 익명성을 강조했다. 그 시절 프로젝트들은 기술력과 백서를 통해 신뢰를 얻고, ICO(초기 코인 공개) 모델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에 반해 현재는 트위터(X) 활동과 에어드롭 기대감만으로도 프로젝트가 화제가 된다.
이 같은 경향은 장기적인 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실제 사용성이 아닌 단기적인 가격 상승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신규 프로젝트는 단기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진정한 기술 혁신을 이루려는 창업자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마케팅이 단순한 수치 경쟁에서 벗어나, 실제로 유용한 기술과 서비스를 대중에게 알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단순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더리움과 같은 프로젝트가 다시 등장하려면 기술을 우선시하는 투자 문화가 복원되고, 업계 전반이 장기적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