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앙은행과 증권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기업들과 논의하며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파비오 파네타(Fabio Panetta)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2월 15일 제31회 Assiom Forex 회의에서 암호화폐 자산과 디지털 금융 관련 주요 이슈를 논의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자금세탁, 금융 안정성 등 다양한 위험 요소로 인해 주요 규제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중앙은행과 금융시장 감독기관인 콘소브(Consob)는 금융 및 사이버 보안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암호화폐 기업들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 파네타 총재는 유럽연합(EU)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암호화폐 시장법(MiCA)’을 도입한 반면, 미국은 자산별로 개별적인 규제를 적용하면서 명확한 정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파네타 총재는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금융 기술 관련 행정 명령이 암호화폐를 금융 시스템에 더욱 통합하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미국과 유럽의 규제 차이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무결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향후 미국이 어떤 정책을 시행할지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금융 감독당국은 기술 기업들이 디지털 토큰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도 경고했다. 중앙은행과 콘소브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자금 유입과 유출이 증가하면서 은행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내에서 운영을 원하는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전략적, 운영적, 금융적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제적 장치를 마련 중이다.
파네타 총재는 글로벌 규제 체계를 마련해 기술 대기업들이 디지털 토큰을 무분별하게 유통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 IT 기업들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확대할 경우 기존 상업은행들이 핵심 금융 기능을 상실할 위험이 있으며, 이는 법정 화폐 기반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