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비트코인(BTC) 채굴 장비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며 관련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요청에 따라 세관국경보호청(CBP)이 비트코인 채굴용 ASIC 장비를 미국 주요 항구에서 압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BT와 카난을 포함한 주요 채굴 장비 제조업체들의 제품이 미국으로 반입되는 과정에서 차단되고 있다.
Blockspace가 입수한 CBP 문서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해부터 비트메인의 안트마이너 S21 및 T21 모델의 수입을 제한해 왔다. 이들 장비는 AI 칩 제조사 소프고(Sophgo)와의 연관성으로 인해 규제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그 대상이 더욱 확대돼 마이크로BT와 카난의 제품뿐만 아니라 비트메인 채굴기까지 포함됐다.
CBP는 공식 서한을 통해 압수된 채굴 장비가 ‘미국 법률 19 USC 1595a(c)(2)(A)’에 따라 ‘불법 통신 장비 및 FCC 승인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하드웨어’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해당 법 조항은 승인되지 않은 무선 주파수 장비가 통신 시스템에 간섭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을 때 규제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산업 정책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및 첨단 기술 산업을 미국 내로 회귀(리쇼어링)시키는 데 주력해 왔으며, 비트코인 채굴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남아 있는 104만 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러한 규제 강화로 인해 아시아 지역 채굴 장비 제조업체들은 미국 내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ynteq Digital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타라스 쿨리크는 "거의 모든 아시아 ASIC 제조업체들이 세관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기존의 디트로이트와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새로운 항구에서도 압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법률적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며, 일부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규제 조치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내 정책 기조가 채굴 산업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비트코인 채굴기 수입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