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기관 매집 증가… 장기 상승 가능성은?

이더리움(ETH)의 '울트라 사운드 머니(Ultra Sound Money)' 서사가 최근 약화되었지만, 핵심 지표들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CryptoQuant 자료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실현 가격(realized price)은 현재 약 2,200달러로, 시장 가격 2,600달러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다. 이는 보유자들의 평균 매수 비용을 나타내며, MVRV(시장 가격 대비 실현 가치)가 1을 살짝 넘는 수준이어서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분석이다.

또한 장기 보유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비트코인(BTC)과 유사하게 매도 없이 보유를 지속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매도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 특히 1만~10만 ETH를 보유한 고래들이 최근 60만 ETH 이상을 추가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 시장에서도 매도 압력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4,000달러 고점을 기록한 이후 가격 조정을 겪었지만,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점진적인 매수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들의 이더리움 매집도 눈에 띈다. 블랙록과 컴벌랜드 같은 대형 투자사들이 ETH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도 이더리움을 적극적으로 매수 중이다. 블랙록은 10만 535 ETH(약 4,000억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컴벌랜드도 6만 2,381 ETH(약 2,500억 원)를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상승 가능성을 시사하는 수요 요인이 남아 있는 반면, 총 공급 증가와 스테이킹 비율 감소 같은 공급 측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CryptoQuant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동안 ETH 가격이 횡보할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거래소 내 ETH 보유량이 급감한 것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샌티멘트(Santiment)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거래소 지갑에 보관된 ETH는 963만 개로, 2024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투자자들이 거래소에서 자금을 인출하면 매도 압력이 감소해 가격 하락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더리움의 미래 전망은 비트코인의 안정성과 상승 흐름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들어 처음으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제치고 주간 기관 유입액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관련 투자 상품에는 8억 달러(약 1조 1,600억 원)가 유입됐으며, 이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 투자액 4억 700만 달러(약 5,9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더리움의 장기적인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