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밝혔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CBDC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가 연준 의장으로 있는 동안 CBDC를 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답했다. 이는 과거 연준이 디지털 달러의 잠재력을 연구했던 입장에서 확실한 변화로 해석된다.
CBDC 반대론자들은 이를 환영했다. 케이토 연구소의 니콜라스 앤서니는 CBDC가 금융 자유와 시장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의 확고한 입장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기존의 비트코인(BTC) 같은 탈중앙화 암호화폐와 달리 CBDC는 정부가 발행 및 관리하는 만큼, 감시 및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한편,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CBDC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중국은 2020년 디지털 위안화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러시아, 터키, 일본 등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CBDC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하원은 톰 에머 의원이 발의한 CBDC 발행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기관이 CBDC 도입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파월 의장의 재확인이 공화당의 정책 기조와 일치하는 만큼, 미국 정부는 당분간 CBDC와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CBDC 도입이 개인의 금융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 속에서, 미국은 다른 주요국과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