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이 현물 비트코인 ETF 출시 이후 약 210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되며 시장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다른 비트코인 ETF들은 긍정적 유입세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GBTC)은 올해 1월 11일 출시 이후 총 210억45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중 유일하게 순투자 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례로, 시장 내 새로운 경쟁자들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사이드(Farside)의 데이터에 따르면, GBTC는 지난 11개월간 일평균 약 8990만 달러의 자금이 유출되었다. 반면, 피델리티(Fidelity)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 아크 21쉐어스(ARK 21Shares), 인베스코(Invesco)의 갤럭시 비트코인 ETF를 포함한 9개의 경쟁 펀드들은 총 207억37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유입액도 GBTC의 대규모 유출을 상쇄하지는 못하고 있다.
블랙록(BlackRock)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신탁(IBIT)은 비트코인 ETF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IBIT는 출시 이후 총 358억8300만 달러의 유입을 기록했으며, 일평균 1억5330만 달러를 유치하며 시장 내 긍정적 흐름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투자자 신뢰가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의 총 규모를 1년 만에 355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가 직면한 어려움은 더욱 두드러진다. 2023년 법원의 판결로 그레이스케일이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승소하며 현물 비트코인 ETF의 문을 열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는 그레이스케일이 아닌 다른 경쟁 펀드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그레이스케일의 이더리움 신탁(ETHE) 또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THE는 7월 출시 이후 35억 달러 이상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으며,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이더리움 신탁(ETHA)과 피델리티 이더리움 펀드(FETH)가 각각 32억 달러와 14억 달러의 유입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레이스케일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다중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월 1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그레이스케일의 디지털 대형주 펀드를 ETF로 전환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펀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Solana), 리플(Ripple), 아발란체(Avalanche) 등 주요 암호화폐로 구성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GBTC, 비트코인 미니 신탁, 이더리움 신탁, 이더리움 미니 신탁 등 다양한 펀드를 운용 중이지만, 최근 성과 부진과 투자자 신뢰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다중 토큰 ETF 출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더 넓은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려는 전략이지만, 성공 여부는 그레이스케일이 기존 펀드의 부진을 극복하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