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가 암호화폐 규제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4일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회의(UDC 2019)'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FATF 권고와 관련한 질문과 답변이 이뤄졌다.
FATF는 지난 6월 총회를 열고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와 자금세탁방지 의무 강화를 골자로 하는 '암호화폐 규제가이드라인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회원국들은 내년 6월까지 관련 법안을 마련해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 현재 해당 내용을 담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은 총 4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FATF 권고안이 나온 후 정부차원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아직 직접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며 “거래소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모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실명계좌 관련해서는 진척이 없다"며 "오래 기다린 분이 많은데 너무 송구하다. 정부 대책이 나오면 은행들도 부담이 덜어져 신규 계좌 발급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블록체인협회를 중심으로 '특금법TF'가 꾸려졌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며 부인했다. 현재 이 대표는 블록체인협회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FATF 권고안과 관련해 협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건 맞지만 특금법TF가 꾸려졌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특금법 처리를 위해서는) 빨리 국회가 정상화돼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답했다.
한편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 전망에 대해서는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경제가 어려워지고, 각국이 보호무역에 나서는 등 여러 변수가 있었다"며 "결과물이 금방 나올줄 알고 투자했는데 생각만큼 빠르지 않은 탓에 실망감으로 소위 말하는 알트코인들이 많이 침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년과 올해는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였다면 내년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서비스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디앱(Dapp) 중 성공사례가 나온다면 게임 분야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은 삼성이나 IBM 같은 대기업이나 할 수 있다"며 "우리가 소위 말하는 탈중앙화 모델에서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불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