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이 지난 18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클루를 포함한 JP모건 분석가들은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단속과 친(親)가상자산 은행을 포함한 미국 은행들의 줄파산, FTX 파산으로 인한 후폭풍 등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가상자산이 급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지난 달 시장 규모는 13일 기준 1조8900억 달러(한화 약 2508조300억원)에서 이번 달 1조2600억 달러(한화 약 1672조200억원)까지 크게 내렸다. 여기에 미국 규제 당국의 테더를 포함한 스테이블코인 전반을 향한 저격성 발언들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대표적인 테더의 경쟁사였던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BUSD)을 금지하면서 테더의 지배력이 강화됐는데, 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상품거래선물위원회(CFTC) 등이 이번에는 테더를 때리고 나섰기 때문이다. 티모시 마사드 CFTC 위원장은 "테더는 상품"이라며 "은행 상품으로 규제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만약 보유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한다면 이는 증권이 될 것"이라며 지난 10일 규제성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테더는 "미국 기업이 아니"라며 "미 규제 기관은 본인들 뒷마당이나 잘 살펴라"고 비판했다. 테더의 주요 타겟은 미국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JP 모건은 미국의 부채 한도 문제도 거시경제 측면에서 가상자산 시장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자본금 비중에서 미국 재무부 증권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기술적 채무불이행(디폴트)라는 시나리오에서 가치연동(페깅)을 유지하기 위한 스테이블코인의 노력이자 도전"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채무불이행 위험성이 증가하며 스테이블코인의 가치연동에 대한 우려가 일었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테더의 1분기 준비금 중 미국의 국채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85%를 돌파했으며, 이중 미국의 국채 비중은 64%(53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 이는 한화로 약 70조 3840억원의 가치를 가지며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도 높은 비율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우려 속에서 테더는 지난 1분기 실적에 대해 15억 달러(한화 약 1조9220억원) 순이익을 냈으며 초과 준비금도 24억4000만 달러(한화 약 3조2403억원)에 달한다는 긍정적인 발표를 했다. 테더는 현재 은행 예치금 비율을 줄이고, 비트코인 매수 및 미국 국채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 자체의 규모는 상당하지만 거시경제 요인으로 지속적인 타격을 받고, 특히 달러 연동인만큼 미국 규제나 경제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미국 로비에 집중했던 것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빠른 시일 안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것이 결국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안정화 및 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또 다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의 제레미 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달러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며 "미국 정부는 디지털 달러를 통해 달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법적 가드레일을 구축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