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에서 바로 쓰는 코인'에서 '코인으로 페이하는 페이코인'이라는 슬로건으로 변경한 다날의 암호화폐 페이코인(PCI) 사업이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페이코인 사업 운영자인 다날의 자회사 페이프로토콜은 전북은행과 지속적으로 실명계좌 확보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하지만 은행 측이 페이코인 사업의 잠재 위험성 등을 평가하는 시간이 지체되면서 이번 주 안에 협의를 마치고 페이코인이 실명계좌를 확보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앞서 지난 10월 30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페이코인 측에 연말까지 은행 실명계좌, 가맹점 이용자 보호 방안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페이코인은 페이프로토콜이 발행하는 가상화폐 페이프로토콜은 페이코인 사업이 허가를 받을 경우 다날이 보유한 15만개의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이 코인을 이용해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적용할 예정이였다. 또 가맹점 점주들은 지불 받은 페이코인을 다시 다날로부터 현금으로 정산받을 수 있는 구조다.
페이코인은 다날과 자회사들이 코인의 발행부터 유통, 소각, 거래 등을 모두 담당하도록 설계돼 있다. 만약 다날이나 자회사가 페이코인을 매각해 정산하는 과정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매수자가 자금 세탁에 나설 경우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금융당국은 페이코인 사업구조상 자금세탁 등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페이코인은 전국에서 300만 사용자와 15만개 가맹점이 있다고 광고하지만, 사용처가 늘어나는 만큼 페이코인이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걱정거리다. 결제수단으로서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할 유저인데, 페이코인은 유저(사용자)를 지속적으로 유입시킬 플랫폼이나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FIU 지적사항, 이용자들의 신뢰 회복 등 아직 페이코인은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일회성 소비를 유발하는 할인행사와는 별개로, 제휴 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중단했을 때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페이코인을 사용하게 할 요인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페이코인의 평상시 이용률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단, 할인 행사를 열면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가 몰리고, 매장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페이코인 결제 행사는 다날핀테크가 행사 비용을 부담하거나 일부 제휴 업체들의 경우 가맹점 할인 금액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