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전문 매체 더블록 CEO 마이클 맥카프리(Michael McCaffrey)가 FTX 연계 기업 ‘알라메다 리서치’에서 비밀리에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임했다.
9일(현지시간) 더블록은 성명을 통해 알라메다에서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고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은 마이클 맥카프리가 CEO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맥카프리는 총 3번 대출을 받았다. 첫 번째는 1200만 달러(한화 약 156억원)로, 더블록 내부 투자 지분을 사들이는데 사용했다. 당시 맥카프리는 CEO로서 일반 운영에 대한 권한을 인계받았다.
올해 1월 1500만 달러(한화 약 195억원) 두번째 대출을 받아 사업 운영에 사용했다. 올 상반기 마지막으로 1600만 달러(한화 약 208억원)를 대출받아 바하마에서 개인 부동산을 매입했다.
맥카프리를 대신해 CEO직을 맡은 바비 모란 전 더블록 최고수익책임자(CRO)는 “마이크 맥카프리를 제외하고 더블록에서 해당 재무 계약(알라메다 대출)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 CEO가 뉴스룸이나 연구팀, 특히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알라메다 리서치 보도와 관련해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증거는 확인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맥카프리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개인적으로 고통스럽지만, 더블록과 팀을 위해 옳은 일"이라면서 사임 소식을 전했다.
그는 "2021년 초 블록은 불안정했고 매각, 합병, 구조재편 등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2월 회사를 위해 샘 뱅크먼 프리드에게 1200만 달러 대출을 받으면서 구체화된 유일한 옵션이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2년 초 사업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1500만 달러의 추가 대출이 있었다"고 말했다. 세번째 대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맥카프리는 "누구에게도 대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더블록 내 편집팀, 연구팀을 포함해 누구도 더블록과 샘 뱅크먼 프리드 간 재무 계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대출 사실이 관련 보도의 객관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도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적은 없지만, 이같은 판단이 더블록의 신뢰도를 약화시켰다"고 사과했다.
맥카프리는 CEO직에서 사임할 뿐 아니라 기업 이사회 자리에서 물러난다. 더블록은 2명을 이사회에 추가 영입할 계획이다. 한편, 맥카프리는 여전히 더블록의 대주주로 남아있다.
해당 소식에 대해 프랭크 차파로 더블록 편집장은 "오늘 회사에 보고된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고, 마이크의 행동에 혐오감과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CEO이자 대주주로 독립적인 미디어 기업을 운영할 것이라 믿었지만 더블록 직원 160명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사실을 알았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리더십 교체를 요구했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5년 동안 암호화폐 분야에서 독립된 기자로 일했음을 강조했다.
래리 서막 더블록 연구 부문 부총괄은 "CEO의 개인적 대출을 통해 혜택을 받은 바 없다"면서 "30여명의 연구팀,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