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직면한 성장 정체는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도적인 기업들은 한계 극복을 위해 기술을 내재화하고 보다 명확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IBM 금융산업섹터 리더인 한정욱 전무는 코스콤이 18일 개최한 ‘자본 시장 IT 컨퍼런스 2017’에서 발표한 ‘해외 자본 시장 블록체인 활용 사례’를 통해, “자본시장 참여자 중 전체의 14%에 해당하는 선도자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을 실제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선도 기업들은 블록체인을 통해 우선 정보와 데이터의 처리를 고도화해 혁신을 꾀하려 한다는 것이 한 전무의 설명이다. 이들이 주목하는 유즈 케이스는 정산 및 청산, B2B 등의 도매 결제, 유가증권 발행, 레퍼런스 데이터, 아이덴티티 및 KYC 등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수익성은 거의 정체되어 있다고 한 전무는 전했다.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해 시장에서 파괴적인 혁신을 이루는 노력을 통해 잠재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관련해서는 즉각적이고 파괴적인 혁신보다는 성장을 위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여러 기술을 채택하는 금융 회사 입장에서는 블록체인도 ‘소비’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한 전무의 생각이다. 블록체인은 원장을 다루는 기반 기술이므로 ’소비’가 아니라 이를 받아들여 어떤 변화를 이뤄낼 것인지 고민하고, 내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상당수의 금융 회사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파괴적인 혁신 보다는 점진적인 개선의 기술로 접근하려는 것이 현실이라고 그는 전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무는 블록체인을 도입할 때 단계별로 진행할 것을 권했다. 우선 소규모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서 기술을 정확하기 파악하라는 것. ‘블록체인 기술은 이렇게 활용하면 되는구나, 하지만 기술의 한계점은 이것이구나’ 하는 식으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IBM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200여건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아무 문제없이 진행하던 업무를 왜 블록체인을 채택해 새로 만들어야 하는 지를 내부에서 설득하는 것 역시 도전과제라고 한 전무는 말했다. 보안이나 효율성 등 뚜렷한 효과를 앞세워 설득해야 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또한 특정 기업이 스스로 처리하는 업무의 경우 분산원장이 큰 의미가 없다고 한 전무는 말했다. 많은 참여자들이 함께 하는 비즈니스를 유즈 케이스로 찾는 것이 좋다는 것. 특히 프로세스들의 복잡도가 높을수록 효과가 크다고 그는 전했다. 다만 블록체인의 기술적 성숙도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제약 사항이 있을 수 있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무는 블록체인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IBM이나 블록체인 전문업체 등 블록체인 기술을 잘 이해하고 있는 기업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상에서 참여자들이 무엇인가를 함께 할수 있는 다른 회사들과 프라이빗한 환경에서 ‘이런 거래를 해 봅시다’라고 얘기할 수 있고,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만들고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 전무는 귀띔했다.
또한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의 성숙도가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좀더 지켜보자’는 관점보다는 소규모라도 시작, 이를 통해 실행력을 확보하고 기술 내재화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이라고 한 전무는 강조했다.
한편 금융시장에서의 블록체인 도입에 관한 추가적인 내용은 5월 15일자 격주간 블록체인 업데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성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