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제한하면서 에너지 공급이 폭등한 탓이다. 이를 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75bp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츠는 8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9.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에 기록했던 8.9%를 훌쩍 넘은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8.9%)과 블룸버그(9%)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도 웃돌았다. 1997년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에너지 가격이 전년 대비 38.3% 급등하며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렸다. 7월 39.6%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식품·술·담배 가격은 10.6%로 7월(9.8%)보다 높았다.유로존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ECB가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이사는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40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얼마나 단호한지를 증명해야 할 때가 왔다"며 "낮은 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무릎쓰고 인플레이션에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나벨은 ECB 산하 집행이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발언자 중 하나다.
마디스 뮐러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다음 회의에서 75bp 인상안이 선택지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틴스 카작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도 75bp 인상안이 열려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ECB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5%에서 0%로 인상하는 빅스텝(기준금리 50bp 인상)을 단행했다. ECB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