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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ETF 제안했지만…정부는 레버리지 ETF·ETN 도입

중립
이도현 기자
반도체 웨이퍼와 ETF 안내서 / TokenPost.ai (macro)

금융투자업계가 디지털자산 상장지수펀드(ETF)와 실물자산(RWA) 토큰화를 제안했지만, 금융당국이 허용한 상품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ETN이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실은 금융투자협회가 제출한 자료를 17일 공개했다. 금융투자업계는 1월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매력도 제고 방안’ 비공개 회의를 앞두고 정책 의견서를 냈다.

회의에는 김용범 당시 정책실장과 금융당국, 증권사·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업계가 제시한 의견은 디지털자산을 금융상품과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고, 장기 투자자산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증권($016360)은 디지털자산 ETF 등 신상품을 출시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자고 제안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해 금가분리 규제를 합리화하고 ‘리쇼어링’ 기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금가분리는 기존 금융 영역과 디지털자산 영역을 분리하는 규제 기조다. 삼성증권은 금융회사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를 넓히는 방향으로 관련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에너지 송전선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같은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RWA로 토큰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 투자에 적합한 우량자산을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공급하자는 구상이다.

이 제안은 디지털자산뿐 아니라 실물자산을 투자상품으로 연결하자는 내용이었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인프라 프로젝트를 RWA로 전환해 장기 우량자산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의견서에 담았다.

반면 금융당국이 실제로 허용한 상품은 사전 의견서에 언급되지 않았던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ETN이었다. 금융위원회는 국내외 ETF 간 규제 차이를 줄이고 해외로 향하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흡수한다는 취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도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제도 정비와 상장 심사를 거쳐 5월 27일 국내 증시에 상장됐다. 8개 운용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ETF 16개를 출시했고, 미래에셋증권도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TN 2개를 선보였다.

출시된 ETF 가운데 정방향 2배 상품은 14개, 역방향 2배 상품은 2개였다. 상품 구조에 따라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정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다.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이 수익과 손실에 배율로 반영되기 때문에 기업 실적과 산업 경기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가격 등락이 반복되면 투자금이 줄어드는 ‘음의 복리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상품의 집중투자와 레버리지 구조, 음의 복리효과에 유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금융위원회는 5월 27일 출시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상품 도입 배경과 정책 결정 과정도 논란이 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 이후 완전 액티브 ETF와 위클리옵션, ETF 애프터마켓 등 ETF·파생상품 제도 개선 논의가 영향을 받았다는 본지 보도도 나왔다.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는 7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출시를 잠정 중단하고 광고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디지털자산을 단순한 투자 대상을 넘어 새로운 금융상품과 사업 영역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자료에서 확인된다”며 “금융당국도 시장 참여를 제약하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 요구와 금융당국의 투자자 보호 기조가 엇갈린 셈이다.

디지털자산 ETF와 RWA 토큰화의 제도화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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