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ORCL) 임원 3명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은 2026회계연도 말 기준 내재가치가 0이었다. 공시된 약 9억8812만달러(약 1조3270억원)는 옵션의 부여일 기준 회계상 공정가치다.
오라클은 위임장 공시에서 회계연도 말인 5월 31일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공동창업자와 클레이 마고이르크(Clay Magouyrk), 마이크 시실리아(Mike Sicilia) 공동 최고경영자(CEO)의 옵션에 내재가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엘리슨의 행사가격은 280.07달러, 마고이르크와 시실리아는 각각 308.46달러였다. 당시 주가는 세 임원의 행사가격을 밑돌았다.
주식매수선택권은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다. 주가가 행사가격을 웃돌면 그 차이만큼 내재가치가 생긴다. 연말 내재가치가 0이라는 사실은 해당 시점에 옵션을 행사해 얻을 가격 차익이 없었다는 뜻이며, 옵션의 향후 가치나 전체 보상이 0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세 임원 옵션의 부여일 회계상 공정가치는 엘리슨 약 1억1778만달러(약 1582억원), 마고이르크 약 6억2167만달러(약 8350억원), 시실리아 약 2억4867만달러(약 3340억원)다. 합계는 약 9억8812만달러다. 오라클 보상위원회가 정한 목표 보상 가치는 각각 5000만달러, 2억5000만달러, 1억달러로 합계 4억달러(약 5372억원)였다. 공시는 목표액과 회계상 공정가치를 별도 항목으로 제시했다.
세 임원은 2026회계연도 현금 보너스로 각각 485만1178달러(약 65억원)를 받았다. 오라클은 옵션 가치 하락을 보전하기 위한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목표 보상 가치와 회계상 공정가치, 현금 보너스, 연말 내재가치는 서로 다른 기준의 수치다.
오라클의 2026회계연도 총매출은 674억달러(약 90조4882억원)로 17% 늘었다. 클라우드 매출은 340억달러(약 45조6620억원)로 39%,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181억달러(약 24조3083억원)로 77% 증가했다. 회사는 같은 기간 영업 현금흐름을 320억달러(약 42조9760억원)라고 밝혔다.
연차보고서에는 자본적 지출 556억6300만달러(약 74조7209억원)와 영업 현금흐름 319억7700만달러(약 42조9451억원)가 기재됐다.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36억8600만달러(약 31조8055억원)였다. 이 수치는 투자 집행과 현금 창출 규모를 보여주지만, 옵션의 내재가치가 0이 된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공시는 공동 CEO 체제 출범 뒤 부여된 옵션 보상과 성과 기준을 함께 보여준다. 오라클이 공동 CEO 체제를 전면화한 뒤에도 엘리슨이 CTO를 유지한 배경에 이어, 주주들은 11월 18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임원 보상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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