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아브카이크의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는 주장이 확산됐지만, 화재·연기 징후 외에 핵심 시설 피격을 뒷받침하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후티가 아브카이크 석유도시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내용은 9월 30일 오후 10시 39분 한국시간 시장 속보로 확산됐다.
화재와 연기 흔적을 뒷받침하는 위성·오픈소스 분석도 나왔다. 다만 연기 발생 지점이 아브카이크 핵심 원유처리시설이 아니라 아인 다르 유전 남쪽의 별도 처리시설 인근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제로헤지는 NASA FIRMS 좌표를 인용해 이 같은 가능성을 소개했지만, 공격 방식이나 피해 규모를 확정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는 아브카이크 서쪽 사우디아람코 펌핑스테이션에서 9월 30일 오후 4시 무렵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게시됐다. 해당 게시물만으로는 화재가 후티 공격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
위성 영상에서 약 90㎞ 길이의 연기 기둥이 포착됐다는 주장도 퍼졌다. 그러나 연기 기둥의 길이와 화재 원인에 대한 독립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NASA FIRMS는 위성 기반 산불탐지 자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열 신호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지만, 열 신호만으로 미사일·드론 공격이나 핵심 시설 피해를 판별할 수는 없다.
아브카이크는 사우디아람코의 주요 원유 처리자산이다. 사우디아람코 연차보고서는 생산 원유의 상당 부분이 아브카이크 시설을 거친다고 설명한다.
2019년 9월에도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시설이 공격을 받아 원유 생산과 처리에 차질이 발생했다. 당시 후티가 공격을 주장했지만 공격 방식과 발사 지점을 둘러싼 판단은 엇갈렸다.
최근 후티가 리야드와 사우디아람코의 얀부 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한 사례도 있었다. AP는 당시 후티의 공격 주장을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고, 사우디 측은 일부 미사일 요격을 발표했다.
후티가 사우디아람코 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한 최근 사례에서도 사우디 정부와 사우디아람코는 공격 주장 직후 시설 피해를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안 역시 화재 발생 여부와 공격 주체, 원유 처리능력 손실을 나눠 확인해야 한다.
아브카이크 처리능력 손실량과 시설 가동 중단 기간, 원유 수출 차질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국제유가나 가상자산 가격에 미친 영향도 공개된 자료만으로 특정하기 어렵다.
일부 온라인 이용자는 아브카이크 핵심시설이 실제로 피격됐다면 원유 공급 충격이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기 위치가 핵심 처리시설과 다르다는 점을 들어 공격 보도에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아브카이크 피격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현재 단계에서 국제유가 상승이나 가상자산 가격 변화를 이번 사건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가상자산과의 직접적인 연결점도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공격 여부와 피해 범위는 사우디 정부, 사우디아람코, 후티의 공식 발표와 생산·수출 관련 공지가 나온 뒤 판단할 수 있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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