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3.3%를 밑돌았지만 소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웃돌면서 개인저축률은 4.1%로 낮아졌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30일 8월 개인소득·지출과 PCE 물가지수를 발표했다. 전체 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3% 상승했고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근원 PCE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월 수치도 기존 3.3%에서 3.0%로 낮아졌다. 근원 PCE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로, 변동성이 큰 항목을 덜어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이번 수치에는 PCE 물가 산정 방식 변경이 반영됐다. BEA는 연례 개정에서 포트폴리오 관리·투자 자문 서비스, 컴퓨터 소프트웨어·주변기기, 법률 서비스의 가격 산정 방식을 바꿨다.
개정치는 2021년 1분기까지 소급 적용됐다. 이에 따라 과거 근원 PCE 상승률도 함께 조정됐다.
포트폴리오 관리와 투자 자문 서비스에는 기존 생산자물가지수 대신 고용 기반 수량 추정 방식이 적용됐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에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를 결합한 지수가 사용됐고, 법률 서비스에는 기존 소비자물가지수 대신 생산자물가지수 구성항목이 활용됐다.
RBC 이코노믹스는 9월 24일 분석에서 방법론 변경만으로 근원 PCE의 연간 상승률이 약 0.18%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BC는 이번 조정이 새로운 물가 둔화 흐름이라기보다 과거 지표를 다시 계산하는 일회성 변화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8월 근원 PCE 상승률 하락분 전체를 실제 물가 압력 완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번 발표에는 가격 산정 방식 변경과 과거 수치 개정이 함께 반영됐기 때문이다.
소비 흐름은 강했다. 8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9% 증가했고,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도 0.6% 늘었다.
반면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웃돌면서 가계가 지출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저축 여력이 줄어든 모습이 나타났다.
개인저축률은 7월 4.6%에서 8월 4.1%로 낮아졌다. 개인저축률은 가처분소득 가운데 소비하지 않고 남긴 비중을 뜻하며, 8월 수치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지표만 보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긴축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읽힐 수 있다. 다만 근원 PCE 상승률은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RBC 이코노믹스는 9월 24일 분석에서 방법론 변경에 따른 근원 PCE 하락을 디스인플레이션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소비와 소득의 격차가 계속 확대될지는 향후 개인소비지출과 개인소득 지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방법론 개정 효과가 사라진 뒤 근원 PCE 상승률이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가 물가 판단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물가 둔화 신호와 가계 저축 여력 약화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해석이 엇갈린다. 근원 PCE는 낮아졌지만 그 배경에 산정 방식 변경이 포함됐고, 소비는 소득보다 빠르게 늘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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