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유 소매가격이 갤런당 6.529달러(약 8,938원)로 오르면서 운송비를 통한 근원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됐다. 경유 비용이 기업의 운송·생산비를 거쳐 소비자물가의 에너지 외 항목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반영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 경유 가격은 9월 21일 기준 갤런당 6.529달러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6.285달러(약 8,604원)보다 0.244달러 올랐고, 8월 말 5.599달러(약 7,665원)와 비교하면 0.930달러 상승했다. 미국 경유 가격 통계
토르스텐 슬록(Torsten Slok)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유 가격 상승이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하는 것보다 큰 물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유 비용이 운송 과정에서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유는 휘발유와 달리 화물 운송과 철도, 농업, 건설 등 상품 생산·유통 과정에 폭넓게 쓰인다. 가격이 오르면 주유소 판매가격뿐 아니라 물류비와 생산비도 함께 오를 수 있다. 슬록은 소매 공급망부터 데이터센터 건설까지 운송이 필요한 분야의 수요가 가격 변화에 쉽게 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폴로는 미국 걸프만 지역의 경유 정제마진이 8월 배럴당 100달러를 처음 웃돌았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범위인 15~30달러를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경유로 가공할 때 정유사가 얻는 가격 차이를 뜻하며, 아폴로는 정제마진이 통상 범위를 크게 웃돈 점을 들어 경유 가격 상승이 원유 가격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폴로 분석
미국의 물가 압력은 Fed의 목표를 웃돌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3.4% 올랐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지수는 같은 기간 16.3% 올랐다. 미국 8월 CPI 발표
Fed는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목표 범위를 3.75~4.00%로 조정했다. Fed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2% 목표로의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Fed 9월 FOMC 성명
에너지 가격은 근원 CPI에서 직접 제외되지만, 운송·생산 비용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아폴로는 이런 비용 전가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고 일정한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유 가격 상승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비용 전가가 근원 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추가 지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미국 9월 CPI는 10월 14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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