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BOE)은 2026년 9월 기준금리를 3.75%로 유지했다. 통화정책위원회 표결에서는 동결 6표, 0.25%포인트 인상 3표가 나왔다. 인상을 주장한 위원들은 중동 지역 긴장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영란은행은 회의록에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될수록 물가와 임금 결정에 미치는 2차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상품 가격과 임금에 광범위하게 전이됐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내에서도 영란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연내 인상 가능성이 보도됐다.
영국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1%로 7월의 2.9%보다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CPIH 상승률은 3.3%였다. 교통 부문과 연료 가격이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영란은행은 에너지 가격이 9월 중순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CPI 상승률이 2026년 4분기 약 3.75%까지 오르고, 2027년 1분기에는 4%를 다소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공식적인 금리 인상 일정이 아니라 에너지 가격 충격을 전제로 한 물가 경로다.
금융시장에서도 단기 금리 상승 압력이 나타났다. 영란은행 회의록에 따르면 2027년 말 영국 단기 금리 곡선은 약 4.9%까지 상승했고, 회의 이후 가까운 시일 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인식도 높아졌다.
시장 금리는 중앙은행의 실제 결정을 미리 확정하는 수치가 아니라 향후 정책금리에 대한 거래자들의 기대를 반영한다. 따라서 단기 금리 곡선의 상승은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시장 반응을 보여주지만, 영란은행의 정책 결정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영란은행의 금리 판단에는 에너지 가격 충격의 규모와 지속 기간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물가 상승이 임금 결정으로 번지는지, 경기와 고용이 얼마나 약해지는지도 함께 고려된다. 물가 압력이 커져도 경기 둔화가 심해지면 인상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여 소비와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중앙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을 막기 위해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 영란은행의 9월 회의록은 현재까지 2차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충격이 길어질수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영란은행은 다음 기준금리 결정일을 2026년 11월 5일로 제시했다. 그 전까지 발표될 물가와 임금, 경기 지표가 다음 금리 결정에 반영될 예정이다.
11월과 2027년 2월의 실제 금리 결정은 향후 물가와 경기 흐름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서도윤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