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과열 여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시장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지만, 물가 상승 원인이 수요 과열인지 공급 충격인지를 두고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포춘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약 110달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수준까지 올랐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10년물 국채금리는 9월 15일 5.00%로 집계됐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4% 올랐고, 에너지 물가는 16.3% 상승했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8월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7%, 최근 6개월 기준 4.1% 상승했다고 밝혔다. 두 수치는 모두 연준의 장기 목표인 2%를 웃돈다.
워시 의장은 당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움직인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발언은 물가 대응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며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겠다고 직접 예고한 것은 아니다.
과열론의 근거로는 높은 명목 성장률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제시됐다. 존 힐젠래스(John Hilsenrath) Serpa Pinto Advisory 설립자는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분기 약 6%, 2분기 6.5%를 웃돌았다고 지적했다.
힐젠래스는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GDP의 약 6%에 이르고, AI 투자 붐과 2024~2025년 금리 인하의 후행 효과가 겹치면서 수요가 공급 능력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AI·데이터센터 개발 자금 조달용 달러 표시 채권 발행액은 7월까지 3080억달러(약 419조원)로 제시됐으며, 미국 국가부채는 40조달러(약 5경4400조원)를 넘어섰다.
반론도 있다.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은 공장 생산능력 제약과 노동력 부족, 임금 압력을 추적한 'Bottlenecks Tracker'를 근거로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강한 경제적 근거가 없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관세와 공급 충격에서 비롯돼 금리 인상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같은 물가 상승이라도 수요가 과도하게 늘어난 경우와 비용이 높아진 경우에는 통화정책의 대응 효과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AI 투자 역시 한 방향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생산성을 높이면 기존의 성장 한도가 낮게 설정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 수요와 기업 부채 발행을 함께 늘려 물가와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
실질 GDP는 2026년 2분기 연율 기준 1.5% 증가했다. 따라서 명목 GDP 증가율이 높은 이유가 실질 생산 확대에 있는지, 물가 상승 효과가 크게 반영된 것인지는 명목 지표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금리 결정을 둘러싼 정치적 압력도 변수로 거론됐다. AP는 금융시장이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 또는 동결을 원하고 있어 워시 의장이 양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시장이 0.25%포인트 인상으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가 3.75~4.00%가 될 가능성을 높게 반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회의 전 시장 전망으로, 실제 정책 결정과는 구분해야 한다.
장기금리 움직임도 금리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에서는 9월 시장의 최대 꼬리위험으로 '채권금리의 무질서한 상승'이 꼽혔다.
높은 국채 수익률은 주식과 가상자산 같은 위험자산의 할인율과 투자자 기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높은 국채 수익률이 위험자산에 미치는 영향은 금리 결정 이후 시장 반응을 해석할 때 함께 살펴볼 대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9월 15~16일 FOMC 회의를 열었다. 회의 결과와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 공개되면 시장은 물가 대응 의지와 추가 금리 경로를 함께 확인할 예정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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