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가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금리·군사비 증가로 가구당 약 1760달러(약 243만원)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비자들은 저축을 줄이고 신용카드 사용을 늘리며 비용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CNBC는 무디스 애널리틱스 분석을 인용해 전쟁 이후 미국 가계의 부담을 추산했다. 1760달러는 개별 가구에 실제로 청구된 금액이 아니라 에너지·금리·군사비 증가분을 평균적으로 환산한 수치다.
마크 잔디(Mark Zandi)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부담 가운데 930달러(약 128만원)가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에너지 비용 상승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한 에너지 비용은 누적으로 1210억달러(약 167조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에 따른 가구당 부담은 425달러(약 59만원), 전쟁에 따른 군사비 증가는 405달러(약 56만원)로 추산됐다. 군사비 증가는 향후 국가 부채 확대나 세금 인상 형태로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됐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휘발유 가격은 한 달 동안 3.9% 올랐고, 에너지 물가는 1년 전보다 16.3% 상승했다.
항공료 상승률은 같은 기간 23.4%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유비뿐 아니라 이동 비용 전반으로 번진 셈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9월 1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4.3289달러로 집계했다. 9월 10일 기준 가격도 일주일 전보다 13센트 오른 4.27달러였다.
차입 비용도 높아졌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5.04%까지 올랐고, 1년 전보다 약 1%포인트 높아졌다.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9월 들어 7%를 넘어섰다. 장기 국채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가계의 주거비와 차입 부담에 함께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시장금리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위험자산 조정 가능성이 함께 거론됐던 기존 분석과도 맞물린다. 다만 이번 자료는 가상자산이나 주식 가격이 아니라 미국 가계의 비용 증가를 중심으로 다룬다.
가계는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저축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7월 개인소비지출이 전월보다 0.2% 증가했고, 개인저축률은 3.0%였다고 밝혔다.
신용 의존도도 높아졌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2분기 미국 신용카드 잔액이 전 분기보다 210억달러 늘어난 1조2600억달러(약 1739조원)라고 집계했다.
신용카드 90일 이상 연체 잔액 비중은 2022년 3분기 7.6%에서 2026년 1분기 12.8%로 상승했다. 소비가 유지되는 동안에도 가계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저소득층은 소득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유가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이 점을 가계 부담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결과와 향후 금리 경로가 유가발 물가 상승과 함께 미국 가계의 차입 비용을 좌우할 요인으로 남았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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