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이 글로벌 국채 매도세로 가격이 급락한 20년물과 30년물 국채 매각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17일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향후 양적긴축(QT)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텔레그래프는 영란은행이 20년물과 30년물 장기 국채 매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란은행은 공식 일정에서 17일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와 향후 12개월간 국채 보유액 축소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년물과 30년물 국채 가격은 최근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급등했으며,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압력과 각국 국채 시장의 매도세가 장기물 약세를 키웠다.
영란은행은 지난해부터 국채 매각 물량을 장기물에서 줄여왔다. 7월 시장참가자 조사에서는 2026년 9월부터 1년간 매각할 국채 가운데 잔존만기 20년 초과 장기물 비중이 15%를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적용 중인 12개월간 국채 보유액 축소 목표는 700억파운드다. 시장 참가자들은 영란은행이 2027년 9월까지의 12개월 동안 이 목표를 500억파운드로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양적긴축은 중앙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상환분을 재투자하지 않아 자산 규모를 줄이는 정책이다. 국채 매각이 이어지면 시장에 공급되는 채권 물량이 늘어 장기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장기 국채 매각을 중단하면 시장에 공급되는 20년물과 30년물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영란은행이 장기물 매각을 완전히 중단할지는 17일 공식 발표에서 확인해야 한다.
장기 국채 매각 중단은 영국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텔레그래프는 장기물 매각을 멈추면 2020년대 말까지 정부가 연간 25억파운드를 절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절감 효과는 존 힐리 재무장관이 10월 28일 첫 예산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국채 매각 중단 여부와 실제 재정 효과는 영란은행의 결정에 달려 있다.
영란은행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경기 부양을 위해 8750억파운드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 2022년 2월 만기 도래분 재투자를 중단한 뒤 보유 국채 규모는 4000억파운드 이상 줄었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만기 도래가 아니라 시장 매각을 통해 축소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이 보유 채권을 매각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식과 대비된다.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 영란은행 총재는 양적긴축이 필요할 경우 금융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이를 근거로 국채 매각 프로그램을 방어해왔다.
일부 투자자와 영국 개혁당은 장기물 매각이 국채시장과 정부의 차입 비용에 부담을 준다며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반면 영란은행은 보유 국채를 줄이는 양적긴축 프로그램을 유지해왔다.
영국의 물가와 금리 경로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영란은행은 17일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향후 12개월간 국채 보유액 축소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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