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의 5000만달러(약 677억원) 규모 기관 대출 계획이 차입자의 채무불이행 없이도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기관 대출금리는 고정될 수 있지만,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이 부담하는 자금조달 비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이다.
에이브 랩스(Aave Labs)는 9월 24일 거버넌스 포럼에 ‘Aave Institutional’ 제안을 올렸다. 기관이 적격 수탁기관에 맡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유에스디코인(USDC)·테더(USDT) 등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는 구조다. 거버넌스 포럼 제안서는 현재 커뮤니티 의견 수렴 단계다.
에이브 DAO에는 2500만 GHO 발행 한도와 최대 2500만달러 규모의 USDC·USDT 차입 권한이 요청됐다. 전체 대출 한도는 5000만달러지만 실제 실행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에이브 랩스는 약 3억달러의 잠재 차입 수요와 2000만달러 규모의 선도 비트코인 대출을 제시했다. 제안이 진행되면 Snapshot 투표와 온체인 AIP 투표를 거쳐야 한다.
초기 자금은 DAO가 보유한 WETH와 WBTC, 일부 AAVE를 담보로 에이브 V3에서 USDC·USDT를 빌려 마련한다. 이후 GHO 발행을 통해 조달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된다.
기관 차입자의 BTC·ETH 담보는 적격 수탁기관이 관리하며 재담보화하지 않는다. 반면 DAO의 온체인 차입에는 별도의 담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
담보 위험은 두 갈래로 나타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하면 기관 차입자의 수탁 담보와 DAO가 보유한 담보 자산이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실제 손실이나 강제청산이 발생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담보 가격 하락과 조달비용 상승이 겹치면 차입자가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해도 DAO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제안서상 기관 차입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는 연 6.0~8.0%이며 초기 예상 자금조달 비용은 약 4.5%다. 기관 대출금리와 DAO의 변동 차입금리 사이의 차이가 사업 수익성을 좌우한다.
에이브 랩스는 9월 30일 거버넌스 포럼 답변에서 DAO 대차대조표를 활용하면 비용이 에이브 V3의 USDC·USDT 변동 차입금리라고 설명했다. GHO 경로를 선택하면 sGHO 금리가 적용된다.
기관 대출금리가 연 6%로 고정된 상태에서 조달비용이 연 6%까지 오르면 이자 차익은 사라진다. 조달비용이 연 7%로 상승하면 자금조달 비용이 대출금리를 웃돌게 된다.
토큰로직(TokenLogic)은 2500만달러가 대출될 경우 현재 에이브 코어에서 USDT를 공급해 얻는 수익보다 연간 60만~110만달러(약 8억1240만~14억8940만원)의 총수익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수탁·운영·집행·신용평가 비용을 빼기 전 추정치다.
GHO 경로에는 유동성 위험도 있다. 에이브 랩스는 9월 24일 기준 GHO 안정화 모듈의 상환용 재고를 5990만달러(약 811억원)로 제시했지만, 토큰로직은 제안 규모와 기간을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기 대출은 안정화 모듈을 사용하지 않고 DAO 보유 자산을 담보로 조달하는 방식이 우선 검토된다. 안정화 모듈은 GHO를 달러 연동 자산으로 교환하는 장치다.
토큰로직은 적격 수탁기관의 담보 관리와 재담보화 금지, 적극적인 마진 관리가 위험을 낮춘다며 제안을 지지했다. 반면 에이브 포럼 이용자는 대출 계약 당사자와 수탁기관, DAO와 에이브 랩스 사이의 손실 배분 구조를 추가로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에이브 랩스는 대출 계약상 차입자가 에이브 랩스 법인이며, 구체적인 수탁기관은 여러 주요 적격 수탁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승인 여부와 실제 대출 실행액, 수탁기관, 마진콜 기준, 손실 배분 방식은 이후 거버넌스 절차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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