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이란 선박을 나포하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비트코인은 7만4000달러 선을 내주며 하락했다. 다만 낙폭은 과거 지정학 충격 때보다 제한적이었다.
20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비트코인(BTC)은 7만3996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24시간 기준 약 2%대 하락이다. 주말 사이 미 해군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가 이란 국적 화물선을 정선 명령 불응을 이유로 나포한 것이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자국 군 당국은 “불법 행위”라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일주일 전부터 이란 관련 항만 통제를 강화해왔다. 이번 나포는 해당 조치 이후 첫 강제 집행 사례로 알려졌다.
유가 급등·증시 약세…전통 자산 먼저 흔들려
사건 직후 국제 유가는 출렁였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재점화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과 유럽 증시 선물은 약세를 보였고,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대 중반에서 움직이며 위험자산에 부담을 줬다.
시장 초점은 수요일로 예정된 휴전 시한에 맞춰져 있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위험자산 반등이 가능하지만, 결렬 시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복된 충격…비트코인 낙폭은 줄어
눈에 띄는 점은 비트코인의 하락 폭이다. 최근 몇 주 사이 이란 관련 긴장이 네 차례 반복됐지만, 가격 조정 폭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번에도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4%가량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지정학 리스크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이 하단을 받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조4800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하루 거래대금은 600억달러 안팎으로, 급격한 투매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7만4000달러선이 분수령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가격대는 7만4000달러선이다. 이 구간을 지켜낼 경우 ‘지정학 충격 흡수 자산’이라는 평가가 강화될 수 있다. 반대로 7만3000달러 아래로 밀릴 경우 단기 매도세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위험자산 성격을 띠는지, 아니면 독자적 흐름을 보이는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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