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햄프셔·플로리다, 비트코인(BTC) 준비금 법안 진전…주정부 채택 가속

미국 뉴햄프셔주와 플로리다주가 비트코인(BTC) 준비금을 구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각각 주 하원과 하원 소속 위원회 차원에서 통과시키며 주정부 차원의 디지털 자산 채택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하원은 준정부 준비금으로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법안 HB302를 192대 179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상원 통과 및 주지사 켈리 아요트(Kelly Ayotte)의 서명을 거칠 경우 곧바로 시행에 들어가며, 이로써 뉴햄프셔는 애리조나, 텍사스, 오클라호마에 이어 비트코인 준비금 관련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킨 네 번째 주가 된다.

HB302는 주 재무장관이 일반 기금 및 기타 승인된 자금의 최대 10%를 금이나 비트코인 등 특정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해당 자산의 보관 방식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투자 대상이 되는 암호화폐는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약 730조 원)를 초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담고 있으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자산은 현재 비트코인 하나뿐이다.

법안 표결 이전 열린 토론에서 민주당 소속 테리 스파(Terry Spahr) 하원의원은 "해당 법안은 필요하지 않으며 디지털 자산의 향후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도 주 재무장관은 이러한 권한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법안 스폰서나 위원회가 모르고 있다"며, 암호화폐는 매우 빠르게 변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특정 보안규칙을 고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조던 울러리(Jordan Ulery) 하원의원은 "이런 투자는 주정부에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에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반박하며, 장기적인 투자 수익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편 플로리다주에서는 같은 날 하원 보험·금융 위원회가 해당 주의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인 HB487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앞으로 추가로 3개 위원회의 심의와 표결을 통과한 뒤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플로리다의 HB487도 뉴햄프셔와 유사한 구조를 띠며, 주 재무책임자와 행정재정위원회(State Board of Administration)가 일반 수입기금과 예산안정기금 중 최대 10%를 비트코인에 직접 또는 상장지수상품(ETP) 및 승인된 커스터디를 통해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소속 웹스터 바너비(Webster Barnaby) 하원의원은 표결에 앞서 "이 중요한 법안에 찬성표를 던져달라"며 "본 법안은 플로리다를 혁신적인 신기술의 최전선에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 사이트 비트코인로즈(Bitcoin Laws)에 따르면, 현재 주정부 차원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구축 경쟁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애리조나주다. 지난달 24일 애리조나는 디지털 자산 준비금 관련 법안인 SB1373과 SB1025를 주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통과시켰으며, 전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면 민주당 소속 케이티 홉스(Katie Hobbs)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법률로 확정된다.

전문가들은 각 주정부의 암호화폐 투자 허용 법안이 실제 시행까지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공공기금의 자산 구성에 큰 변화가 생기고 디지털 자산의 제도적 수용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