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블록 생성 간격을 현재 12초에서 10초 안팎으로 줄이는 방안이 차기 업그레이드 논의에 올랐다. 다만 EIP-8198은 아직 초안 단계로, 실제 네트워크 적용이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이더랩스(Ethlabs)는 이더리움(ETH)의 차기 업그레이드 헤고타(Hegotá)에 ‘Quick Slots’ 제안(EIP-8198)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제안은 클라이언트에 고정된 12초 슬롯 가정을 없애고,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블록 생성 간격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이더리움 공식 EIP 문서는 EIP-8198을 ‘Draft’ 상태의 핵심 프로토콜 제안으로 분류했다. 현재 초안에는 슬롯 시간을 12초에서 8초로 바꾸는 값이 적시돼 있지만, 8초는 최종 목표가 아닌 초기 기준값으로 설명된다.
이더랩스가 당장 추진하는 수준은 10초 안팎이다. 한 번에 8초까지 줄이기보다 먼저 10초 수준에서 네트워크 반응을 확인하고, 이후 추가 단축 여부를 검토하는 접근이다.
제안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슬롯 시간을 컴파일 시점의 고정값이 아닌 실행 중 설정값으로 바꾼 뒤 개발자 네트워크와 성능 시험을 통해 합의 레이어의 병목을 측정한다.
최적의 슬롯 길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단계적 접근의 배경이다. 블록 전파 속도와 검증자 증명 집계 능력, 블록 생성 시간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슬롯을 줄이면 네트워크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슬롯은 블록이 제안될 수 있는 시간 단위다. 슬롯 시간이 짧아지면 거래가 블록에 포함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지만, 실제 효과는 블록 전파와 검증이 새 시간 안에 이뤄지는지에 달려 있다.
거래 처리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탈중앙화거래소(DEX)의 가격 갱신과 거래소 입금 확인, 온체인 결제의 반응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으며, L1 블록 시간을 시퀀싱 간격으로 활용하는 일부 L2와 체인 간 상호운용 거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더랩스는 여러 프로젝트와 인프라 팀이 짧은 슬롯이 DEX 호가 효율과 유동성 공급자(LP)의 수익 구조, 이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으며 FOCIL과 결합하면 거래 포함과 검열 저항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헤고타 우선 과제로 검열 저항성과 빠른 블록 생성을 제시한 이더랩스의 내용은 앞선 업그레이드 논의와도 이어진다. 다만 헤고타에서 Quick Slots의 최종 지위가 정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면 속도 개선에는 검증자 운영 부담이 따른다. 블록 전파와 검증, 증명 집계에 주어지는 시간이 짧아지면 지리적으로 주요 인프라에서 먼 참여자가 불리해질 수 있다.
플래시봇츠(Flashbots)는 EIP-8198의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면서도 슬롯 단축 과정에서 지리적 탈중앙화와 참여자 간 보상 격차를 계속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안이 적용되면 가스 한도와 블롭 처리 관련 매개변수도 슬롯 길이에 맞춰 조정된다. 클라이언트와 애플리케이션은 기존 12초 블록 시간을 전제로 한 기능을 수정해야 한다.
국내 이용자에게는 거래 확인과 온체인 가격 갱신 지연이 주요 접점이 될 수 있다. 탈중앙화거래소, 브리지, 지갑 서비스는 블록 생성 간격과 확인 시간의 영향을 받지만, 실제 변화는 제안 채택과 네트워크 시험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12초 이하 단축이 네트워크 여건상 어렵다고 판단되면 고정값을 설정값으로 바꾸는 인프라 작업만 남길 수도 있다. 현재 Quick Slots는 헤고타 공식 적용 목록에 확정된 기능이 아니며, 최종 채택 여부는 개발자 합의와 클라이언트 구현, 성능 시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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