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행정부 출범 후 도이체방크·스탠다드차타드, 미국 암호화폐 사업 확대 추진

미국에서 수년간 규제 마찰을 겪었던 도이체방크와 스탠다드차타드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인한 정책 변화에 힘입어 미국 내 암호화폐 사업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와 스탠다드차타드가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보도를 통해 미국 암호화폐 사업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FTX 붕괴와 실버게이트(Silvergate), 시그니처(Signature) 등 암호화폐 친화적 은행의 폐쇄 이후 전통 금융권이 암호화폐를 멀리했던 과거와 달리, 2025년에는 금융 환경이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암호화폐 규제 접근법을 전면 개편하고 디지털 자산 준비금 형성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전통 은행들은 새롭게 유망해진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2025년 1월 뵈르제 슈투트가르트 그룹(Börse Stuttgart Group)이 개발한 암호화폐 거래 앱 바이슨(Bison)의 새로운 은행 파트너가 되었다. 이 계약에 따라 도이체방크는 바이슨 사용자들의 유로 잔액 보호를 담당하게 됐다. 이는 바이슨의 다중 은행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 파트너였던 솔라리스 SE를 대체하지는 않았다.

이전에 도이체방크는 크립토닷컴(Crypto.com)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아시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이 거래는 싱가포르, 호주, 홍콩 등 주요 시장에서 종합적인 기업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이체방크는 법적 규제가 있는 지역에서 암호화폐 기업 확장에 필수적인 법정화폐-암호화폐 교환, 국경 간 거래, 기타 금융 서비스의 촉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은행은 또한 이 모델을 영국 및 기타 유럽 지역에서도 복제할 의향을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기술 혁신에 중점을 둔 도이체방크와 달리, 인프라 개발과 규제 조정을 강조하는 약간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2025년 4월, 은행은 OKX와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과 협력하여 디지털 담보 미러링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기관 고객이 두바이의 VARA 규제 감독 하에 토큰화된 머니마켓 펀드와 암호화폐를 거래 담보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 프로그램은 담보물을 거래소 외부에 보유함으로써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거래 상대방 위험을 줄이도록 설계되었으며, 이는 디지털 자산을 기관 워크플로우에 통합하는 중요한 진전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두바이 국제금융센터에서의 입지를 활용하여 이 설정에서 규제된 수탁자 역할을 한다.

담보 서비스 외에도 스탠다드차타드는 스테이블코인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홍콩 지점인 SCBHK는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와 HKT와 협력하여 홍콩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다. 이들은 홍콩 통화청의 새로운 체계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탠다드차타드가 이전에 홍콩 통화청의 토큰화된 화폐 시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도이체방크와 스탠다드차타드의 미국 암호화폐 사업 확대에 대한 관심 증가는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더 우호적인 정치적 환경, 유리한 규제 발전, 디지털 자산 인프라의 글로벌 성숙화로 인한 광범위한 움직임의 일부다. 두 은행은 역량을 구축하고 파트너십을 심화하며 미국 암호화폐 경제에서 더 공식화된 역할을 준비하기 위해 이 순간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재 취해지는 조치들은 궁극적으로 금융 서비스의 미래를 정의할 수 있으며, 2025년은 미국에서 진정으로 통합된 암호화폐-뱅킹 생태계의 시작을 알리는 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