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L1-L2 간 12초 내 통신 목표"...4단계 로드맵 제시

최근 이더리움 가격 급락과 맞물려, 이더리움의 장기 비전과 네트워크 경쟁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레이어1(L1)과 레이어2(L2) 간 연결 속도를 12초 이내로 단축하는 기술 로드맵을 제시했다.

8일 피에이뉴스(PANews)에 따르면, 비탈릭 부테린은 홍콩에서 열린 'Web3 스콜라 서밋 2025' 현장에서 이더리움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밝혔다. 부테린은 "이더리움의 목표는 L1과 L2 간 12초 이내의 네이티브 비동기 통신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브릿지(bridge) 지연과 비용을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부테린은 '4단계 로드맵'을 제안했다.

그는 ▲영지식 증명(ZK), 신뢰실행환경(TEE), 옵티미스틱 롤업(OP) 중 2가지를 조합한 설계 ▲L1 데이터를 비동기적으로 읽을 수 있는 'L1 SLOAD' 구현 ▲통합된 증명 통합 메커니즘 ▲저지연 검증자 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테린은 "앞으로도 사용자는 의도 기반 모델을 통해 더 빠르거나 비용 효율적인 경험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본 통신 시스템은 저비용·고결합 구조로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더리움의 향후 전망을 둘러싼 시장의 엇갈린 시선 속에서 나왔다.

일각에서는 레이어2 성장으로 레이어1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래 처리가 레이어2로 몰리면서 레이어1 활용도와 수수료 수익이 줄고, 네트워크 보안 저하 가능성도 지적된다. 레이어2가 성공할수록 레이어1의 경제적 기반이 약해지는 '수익 잠식'에 대한 경계다.

이 같은 우려가 시장 불안정과 맞물리면서 이더리움은 15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고점 4000달러 대비 60% 넘게 떨어졌다.

이더리움 핵심 인물들이 이더리움 가치 유지 및 방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위터 이용자 디씨인베스터(DCinvestor)는 "비탈릭과 대부분의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이더리움을 가치 저장 수단이나 프로그래머블 머니로 거의 언급하지 않지만, 규제 리스크를 의식해 공개적으로 강조하지 않을 뿐 실제로는 이더리움이 디파이에서 핵심 자산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분증명(PoS) 체계에서 이더리움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이더리움이 매력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 스테이커들은 이더리움 가치를 지키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테린은 "이더리움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믿지 않는다면 내 순자산의 약 90%를 이더리움으로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날 L1과 L2 간 통합을 강조한 것도, 레이어1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균형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이더리움 가격 하락 속에서도 부테린의 기술 중심 접근에 주목하며, 이더리움의 기술적 진화를 신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단기 가격보다는 기술 발전 속도가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부테린 역시 이날 행사 현장에서 자신이 단기적인 가격에 신경쓰지 않고 "오직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